[취재수첩] 올 들어 팔린 수입차 절반이 하이브리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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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론 '마일드'가 판매의 84%
현실과 다른 통계…소비자 혼란
김재후 산업부 기자
현실과 다른 통계…소비자 혼란
김재후 산업부 기자
![[취재수첩] 올 들어 팔린 수입차 절반이 하이브리드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7.33416345.1.jpg)
요즘 쏟아지고 있는 자동차 관련 보도의 내용들이다. 이런 기사는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더 확산하고 있다.
비밀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카’에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하이브리드카가 아니다. 시속 20㎞에 도달할 때까지만 주행을 보조해주고, 정차 시 전력계통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작은 용량(48V)의 배터리가 들어가 있다. 어느 정도 속도를 낼 때도 배터리로 가는 일반 하이브리드와는 다르다. 일반 하이브리드는 주행 시 엔진을 도와 힘을 내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카는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불가하다.
그래서 자동차업계에선 하이브리드로 취급하지 않는다. 대다수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종이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연비도 13㎞/L 안팎으로 일반 하이브리드카(18㎞/L 안팎)보다 훨씬 낮다. 자동차업계에선 “마일드란 이름을 붙인 상술”이라고 한다.
정작 자료를 내는 곳은 갖고 있지 않다던 마일드 하이브리카 판매량은 민간 연구소를 통해 구할 수 있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1분기 판매된 마일드 하이브리드카가 2만1879대라고 했다. 지난 석 달간 팔린 하이브리드카(2만5908대)의 84.4%가 마일드 차종이었다는 얘기다. 통상 우리가 아는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5324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10%도 안 된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제대로 된 하이브리드카를 파는 수입차 업체는 도요타(렉서스) 정도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BMW 등 유럽 회사들이 주로 만든다. 하지만 수입차협회는 통계 방식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한다. 억지 투성이인 ‘하이브리드카 전성시대’에 소비자 혼란은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