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라인야후를 공동 경영하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이번주 지분 협상을 시작한다.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을 줄일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인공지능(AI) 분야 주권을 공고히 하려는 일본의 행보가 네이버의 해외 사업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이번주 라인야후의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최근 네이버 측에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것을 요청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협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라인 이용자의 정보 유출을 빌미로 라인야후에 네이버 지분을 줄이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라인을 발판 삼아 콘텐츠, 금융, AI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노골적인 실력 행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9800만명이 쓰는 '라인'…사실상 日사회 인프라
이해진 창업자 역할에 관심

라인은 2011년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NHN재팬이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의 라인 이용자는 작년 3월 말 기준 9500만 명에 이른다.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사실상 사회 인프라인 셈이다. 대만 태국 등에서도 점유율이 높다. 2016년 일본 도쿄증시와 미국 뉴욕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네이버는 2019년 소프트뱅크와 경영 통합을 선언하고 2021년 합작회사인 A홀딩스를 세웠다. A홀딩스는 라인과 포털 야후재팬 등을 서비스하는 상장사 라인야후의 최대주주(64.5%)다. 라인야후의 경영권은 소프트뱅크가, 기술 개발은 네이버가 맡기로 합의했다. 이 때문에 라인야후는 소프트뱅크 자회사로 분류된다. 네이버 매출에서 라인 관련 실적은 영업 외 수익으로 잡힌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협상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그는 A홀딩스 공동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일본 매체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다음달 9일 결산 발표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라인이 네이버의 일본 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는 만큼 단기간에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국 정부로 공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는 지난 27일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