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행세?"…아파트에 '서반포' 썼다가 발칵 뒤집어졌다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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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뉴타운 11구역 '서반포 써밋 더힐' 단지명 논란
"우리나라 집값 1위 '반포' 상징성에 더욱 주목 받아"
"우리나라 집값 1위 '반포' 상징성에 더욱 주목 받아"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서반포'라는 단어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짓는 아파트에 '반포'라는 지역명이 들어간다고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사실 단지 이름에 유명한 지역을 넣어 이름을 짓는 일은 이전부터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런데도 시장 참여자들이 유독 ‘서반포’에 예민하게 반응한 이유는 뭘까요.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반포'라는 단어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흑석뉴타운에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흑석 11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나왔습니다. 조합이 투표를 거쳐 아파트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겁니다.
사업대행자인 한국토지신탁이 흑석 11구역 건축물 철거에 돌입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흑석11구역 재개발은 서반포 써밋 더힐로의 재탄생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는 문구가 들어가게 됐고 이 내용이 와전돼 단지명에 '서반포'가 들어가는 것처럼 빠르게 퍼졌습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펼쳐졌습니다. "집값 상승을 노리고 일부러 그렇게 이름을 지은 것이다", "동작구가 어디서 서초구 행세를 하느냐"는 날카로운 비판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반면 "자기들이 사는 아파트 이름 마음대로 짓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느냐", "다른 지역에서도 다들 이렇게 한다"는 등 반론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합은 아파트명을 확정하지 않았고 이를 정하기 위해 투표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대우건설 역시 아파트 이름은 분양하기 전 조합과 협의해서 짓는다면서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일종의 '해프닝'으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아파트 이름에 집값이 높거나 유명한 지역의 이름을 넣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교육열이 뜨거운 지역 가운데 하나인 목동이 대표적입니다. 아파트 이름에 '목동'이 들어가면 면학분위기나 집값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양천구 신월동, 신정동에 있는 단지 이름에도 ‘목동'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갑니다. 신정동 1-4구역을 재개발해 지은 '신정뉴타운 롯데캐슬'은 2020년 말 단지명을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로 바꾸려 하기도 했습니다.
강서구에서 선호하는 이름은 '마곡'입니다. 마곡지구의 집값이 치솟자 인근 방화동, 공항동 등에서 단지 이름에 '마곡'이라는 넣어 개명하는 겁니다. 분양할 때도 '마곡'이라는 지역명을 넣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성동구에선 '서울숲' 대표적이다 보니 행당동, 금호동, 성수동 등에서 이 단어를 넣는 아파트가 흔합니다. 마포·은평·서대문구에서는 'DMC(디지털미디어시티)'가 붙은 아파트가 매우 많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반적으로 아파트 이름에 인근 유명 지역명을 넣는 것은 자산 가치를 더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긴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반포도 같은 맥락입니다. 심지어 이 단어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흑석뉴타운 개발이 가시화하던 2020년께 뉴타운 내 아파트를 홍보를 위해 '서반포에 있는 준강남권 아파트'라는 식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11구역의 경우 흑석뉴타운 내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어 물리적인 거리로 따지자면 서초구 반포동과 가장 가까운 구역입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닌데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것은 서초구가 서울 25개 자치구 내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 자치구별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을 살펴보면 서초구가 27억7088만원으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특히 반포동은 서초구 내에서도 집값이 가장 높습니다. 반포동 대장 아파트인 '래미안 원베일리'는 입주 전 전용면적 200㎡ 입주권이 100억원에 손바뀜하면서 반포 100억원 시대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는 "우리나라 집값 1위 지역이라는 ‘반포’라는 상징성이 이슈를 더 키운 것 같다"며 "집값 우위를 다투는 강남권이 아니라 인근 동작구에서 '반포'라는 지역명을 가져다 쓰니 더 두드러진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습니다.
한편 서울시는 아파트 이름에 외래어가 난무하고 지역이나 위치를 구분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하기 △고유지명 활용하기 △애칭(펫네임)사용 자제하기 △적정 글자 수 지키기 △주민이 원하는 이름을 위한 제정 절차 이행하기 등 5가지입니다. 다만 이는 단순 권고사항이라 실제 단지명 지정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반포'라는 단어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흑석뉴타운에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흑석 11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나왔습니다. 조합이 투표를 거쳐 아파트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겁니다.
사업대행자인 한국토지신탁이 흑석 11구역 건축물 철거에 돌입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흑석11구역 재개발은 서반포 써밋 더힐로의 재탄생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는 문구가 들어가게 됐고 이 내용이 와전돼 단지명에 '서반포'가 들어가는 것처럼 빠르게 퍼졌습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펼쳐졌습니다. "집값 상승을 노리고 일부러 그렇게 이름을 지은 것이다", "동작구가 어디서 서초구 행세를 하느냐"는 날카로운 비판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반면 "자기들이 사는 아파트 이름 마음대로 짓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느냐", "다른 지역에서도 다들 이렇게 한다"는 등 반론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합은 아파트명을 확정하지 않았고 이를 정하기 위해 투표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대우건설 역시 아파트 이름은 분양하기 전 조합과 협의해서 짓는다면서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일종의 '해프닝'으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아파트 이름에 집값이 높거나 유명한 지역의 이름을 넣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교육열이 뜨거운 지역 가운데 하나인 목동이 대표적입니다. 아파트 이름에 '목동'이 들어가면 면학분위기나 집값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양천구 신월동, 신정동에 있는 단지 이름에도 ‘목동'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갑니다. 신정동 1-4구역을 재개발해 지은 '신정뉴타운 롯데캐슬'은 2020년 말 단지명을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로 바꾸려 하기도 했습니다.
강서구에서 선호하는 이름은 '마곡'입니다. 마곡지구의 집값이 치솟자 인근 방화동, 공항동 등에서 단지 이름에 '마곡'이라는 넣어 개명하는 겁니다. 분양할 때도 '마곡'이라는 지역명을 넣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성동구에선 '서울숲' 대표적이다 보니 행당동, 금호동, 성수동 등에서 이 단어를 넣는 아파트가 흔합니다. 마포·은평·서대문구에서는 'DMC(디지털미디어시티)'가 붙은 아파트가 매우 많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반적으로 아파트 이름에 인근 유명 지역명을 넣는 것은 자산 가치를 더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긴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반포도 같은 맥락입니다. 심지어 이 단어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흑석뉴타운 개발이 가시화하던 2020년께 뉴타운 내 아파트를 홍보를 위해 '서반포에 있는 준강남권 아파트'라는 식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11구역의 경우 흑석뉴타운 내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어 물리적인 거리로 따지자면 서초구 반포동과 가장 가까운 구역입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닌데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것은 서초구가 서울 25개 자치구 내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 자치구별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을 살펴보면 서초구가 27억7088만원으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특히 반포동은 서초구 내에서도 집값이 가장 높습니다. 반포동 대장 아파트인 '래미안 원베일리'는 입주 전 전용면적 200㎡ 입주권이 100억원에 손바뀜하면서 반포 100억원 시대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는 "우리나라 집값 1위 지역이라는 ‘반포’라는 상징성이 이슈를 더 키운 것 같다"며 "집값 우위를 다투는 강남권이 아니라 인근 동작구에서 '반포'라는 지역명을 가져다 쓰니 더 두드러진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습니다.
한편 서울시는 아파트 이름에 외래어가 난무하고 지역이나 위치를 구분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하기 △고유지명 활용하기 △애칭(펫네임)사용 자제하기 △적정 글자 수 지키기 △주민이 원하는 이름을 위한 제정 절차 이행하기 등 5가지입니다. 다만 이는 단순 권고사항이라 실제 단지명 지정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