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첫 영수 회담에서 김건희 여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가족 등 주변 인사"라고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을 놓고,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배려심'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이 대표가 '가족 등 주변인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표현했는데,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전달하는 데는 필요했지만, 상대방에 대해 예우를 하면서도 에둘러 표현하는 게 예의상 첫 만남에서는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YTN24에서 "김 여사라고 특정하지 않고 가족 등이라고 하신 것은 사실 굉장히 순화해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아무래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보니까 상당 부분 신경 쓰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의 이름이 직접 거명되지 않은 데 대해 "일종의 배려다. 영수 회담을 하는 당사자로서 또 책임 있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일종의 에티켓"이라면서도 "지금 김 여사 언급하면 방송 제지도 받는 상황 아니냐"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인사는 180도 다르게 해석했다. 백지원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YTN24에서 "이 대표 본인도 지금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관련 이슈가 있기 때문에 (김 여사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 분명히 부담스러운 지점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첫 회담 모두발언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겨냥해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