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씁쓸한 1분기 실적…'전기차 캐즘' 영향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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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 보수적 재고 운영에 메탈가 하락…수익성에 악영향
하반기 신차 출시·美 AMPC 확대 등에 '상저하고' 기대
올해 1분기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의 뚜렷한 영향을 확인했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따라 재고 조정에 나선 데다, 메탈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배터리업계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이후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신형 전기차 출시가 다수 예정된 터라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까지는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지 않아 '상저하고'의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더딘 전기차 성장세 회복…상반기까지는 '힘든 걸음'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천5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5.2% 감소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1천889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AMPC를 제외한 1분기 영업이익은 316억원 적자다.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SK온은 1분기 영업손실이 3천315억원이었고, 미국 내 판매 감소에 따라 AMPC 금액도 작년 4분기 4천401억원에서 1분기 385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삼성SDI는 그나마 수요 변동 영향을 덜 타는 프리미엄 차량용 배터리 판매가 양호한 수준을 보이면서 자동차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다만 이번에 처음 반영된 AMPC 467억원을 포함해도 전체 영업이익은 2천674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29%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 둔화에 따라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를 보수적으로 운용했고, 작년 하반기 내내 하락세를 보인 메탈 가격이 판가에 반영된 것이 공통된 부진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런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상반기까지는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도 리튬 등 주요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이 아직 남아 있고, 유럽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 회복에도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 세계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배터리 사용량 연간 성장률이 2021년 107%에서 2022년 69.3%, 지난해 38.8%로 뚜렷한 둔화세를 보였고, 올해 성장률은 작년을 크게 밑도는 16.3%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방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대응을 위해 투자 속도 조절도 불가피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의 수요 변화를 검토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투자 규모와 집행 속도를 조정해 설비투자(CAPEX) 집행 규모를 다소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SK온도 전기차 캐즘에 대응해 글로벌 생산설비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 하반기 살아날까…신차 출시·美 AMPC 확대 등 우호적 요인
다만 지금과 같은 수요 성장 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며, 전기차로의 전환은 '예정된 미래'라는 배터리 업계의 인식은 여전히 변함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이후에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신차 출시가 계획돼 있다.
보급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이 새로 등장하면 가격대와 차급 등에 대한 고객들의 선택 폭도 넓어져 수요가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판매량과 실적 부진을 겪는 테슬라도 보급형 저가 전기차 신차를 내년 초 출시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히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여기에 리튬, 니켈 등 메탈 가격이 지난 2월부터 반등하는 점, 배터리업체들의 북미 생산거점 추가 가동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점 등도 우호적 요인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한 미국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2공장을 최근 본격 가동해 고객사에 제품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내년 이후 미시간주 3공장, 애리조나주 단독공장,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합작공장 등도 건설 중이어서 IRA의 AMPC 수혜액은 큰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확장성이 큰 원통형 46파이(지름 46㎜) 배터리를 올 8월부터 충북 오창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이어서 신제품 공급에 따른 이익 증대도 예상된다.
삼성SDI도 미국 내 생산 제품에 대한 AMPC를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수익에 반영했고, 스텔란티스와의 배터리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인디애나주 1공장이 이르면 하반기 가동될 예정이어서 AMPC 증가에 따른 수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SK온 역시 1분기에는 고객사들의 재고 소진 영향으로 미국 판매가 예상보다 적어 AMPC가 급감했으나 향후에는 미국 물량 증가와 함께 AMPC도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이 대폭 축소될지 모른다는 점은 배터리업계에도 큰 불확실성 중 하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하반기 신차 출시·美 AMPC 확대 등에 '상저하고' 기대
올해 1분기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의 뚜렷한 영향을 확인했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따라 재고 조정에 나선 데다, 메탈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배터리업계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이후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신형 전기차 출시가 다수 예정된 터라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까지는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지 않아 '상저하고'의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더딘 전기차 성장세 회복…상반기까지는 '힘든 걸음'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천5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5.2% 감소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1천889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AMPC를 제외한 1분기 영업이익은 316억원 적자다.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SK온은 1분기 영업손실이 3천315억원이었고, 미국 내 판매 감소에 따라 AMPC 금액도 작년 4분기 4천401억원에서 1분기 385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삼성SDI는 그나마 수요 변동 영향을 덜 타는 프리미엄 차량용 배터리 판매가 양호한 수준을 보이면서 자동차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다만 이번에 처음 반영된 AMPC 467억원을 포함해도 전체 영업이익은 2천674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29%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 둔화에 따라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를 보수적으로 운용했고, 작년 하반기 내내 하락세를 보인 메탈 가격이 판가에 반영된 것이 공통된 부진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런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상반기까지는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도 리튬 등 주요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이 아직 남아 있고, 유럽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 회복에도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 세계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배터리 사용량 연간 성장률이 2021년 107%에서 2022년 69.3%, 지난해 38.8%로 뚜렷한 둔화세를 보였고, 올해 성장률은 작년을 크게 밑도는 16.3%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방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대응을 위해 투자 속도 조절도 불가피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의 수요 변화를 검토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투자 규모와 집행 속도를 조정해 설비투자(CAPEX) 집행 규모를 다소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SK온도 전기차 캐즘에 대응해 글로벌 생산설비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 하반기 살아날까…신차 출시·美 AMPC 확대 등 우호적 요인
다만 지금과 같은 수요 성장 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며, 전기차로의 전환은 '예정된 미래'라는 배터리 업계의 인식은 여전히 변함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이후에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신차 출시가 계획돼 있다.
보급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이 새로 등장하면 가격대와 차급 등에 대한 고객들의 선택 폭도 넓어져 수요가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판매량과 실적 부진을 겪는 테슬라도 보급형 저가 전기차 신차를 내년 초 출시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히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여기에 리튬, 니켈 등 메탈 가격이 지난 2월부터 반등하는 점, 배터리업체들의 북미 생산거점 추가 가동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점 등도 우호적 요인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한 미국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2공장을 최근 본격 가동해 고객사에 제품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내년 이후 미시간주 3공장, 애리조나주 단독공장,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합작공장 등도 건설 중이어서 IRA의 AMPC 수혜액은 큰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확장성이 큰 원통형 46파이(지름 46㎜) 배터리를 올 8월부터 충북 오창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이어서 신제품 공급에 따른 이익 증대도 예상된다.
삼성SDI도 미국 내 생산 제품에 대한 AMPC를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수익에 반영했고, 스텔란티스와의 배터리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인디애나주 1공장이 이르면 하반기 가동될 예정이어서 AMPC 증가에 따른 수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SK온 역시 1분기에는 고객사들의 재고 소진 영향으로 미국 판매가 예상보다 적어 AMPC가 급감했으나 향후에는 미국 물량 증가와 함께 AMPC도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이 대폭 축소될지 모른다는 점은 배터리업계에도 큰 불확실성 중 하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