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주본부, 2021년부터 39개월간 물가 보고서 발행
제주 에너지·식료품 가격 급등…"석유류 의존도 낮춰야"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인 중 하나가 에너지 가격의 높은 변동성이므로 석유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30일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기 시작한 2021년 이후 물가 동향을 점검한 '제주지역 물가 흐름의 다섯 가지 특징: 팬데믹 이후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 초반까지 0%대 낮은 오름세를 보였던 제주지역 소비자물가는 2021년 4분기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2022년 6월 정점을 찍은 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2021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39개월간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9%에 달했다.

소비자물가 가운데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뜻하는 근원물가의 상승은 집세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11.7%)가 주도했다.

집세 제외 서비스물가의 큰 폭 상승은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에서 기인했다.

개인서비스 내에서는 문화강습료(33.1%), 운동강습료(19.6%), 공연예술관료(16.5%), 운동경기관람료(25%) 등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산물 가격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덜 상승한 반면 생선회(외식), 해물찜, 젓갈 등 수산물 관련 가공식품 및 외식 가격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생활물가는 전국에 비해 덜 상승했으나 생활물가 중 누적상승률이 20%를 상회하는 고인플레이션 품목의 비중은 더 높았고, 이들 품목의 물가 상승 정도도 전국에 비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비근원물가 중 에너지 가격은 2021년 1월에 비해 2022년 6월 46.5%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3월 30.1%로 낮아졌다.

식료품 가격은 2021년부터 상승 흐름이 꾸준히 이어져 지난 3월까지 19.8% 상승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지역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단기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물가 상승 폭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해 신속하게 정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의 높은 변동성을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도시가스·지역난방 보급률 및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 석유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과점 형태의 시장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