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인도·싱가포르…수출 신흥강자들, 韓 무섭게 쫓아온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수출 5대 강국' 기로에 선 한국
(2) 격변하는 글로벌 무역 구도
멕시코 '美 니어쇼어링' 효과
수출 최근 5년간 年 7%씩 성장
글로벌 투자 늘며 9위로 '껑충'
기업 친화정책 앞세운 신흥국
인도, 中 대체 제조기지 급부상
싱가포르, 韓 두 배 이상 성장
(2) 격변하는 글로벌 무역 구도
멕시코 '美 니어쇼어링' 효과
수출 최근 5년간 年 7%씩 성장
글로벌 투자 늘며 9위로 '껑충'
기업 친화정책 앞세운 신흥국
인도, 中 대체 제조기지 급부상
싱가포르, 韓 두 배 이상 성장
최근 10년간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멕시코 인도 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는 빠른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 등을 통해 민간 경제의 활력을 끌어올린 효과로 분석된다. 이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한국은 기술 경쟁력 확보와 수출국 다변화 등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10년(2014~2023년)간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1.79%로 조사됐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4.7%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해가 지날수록 둔화세가 완연하다. 2021년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기저 효과로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25.7%로 치솟았지만 2022년 6.0%로 낮아진 뒤 지난해는 -7.46%까지 추락했다. 주력 제품인 반도체 경기가 한풀 꺾이자 국가 전체 수출이 타격을 받은 것이다.
한국과 달리 일부 신흥국은 빠른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멕시코는 ‘니어쇼어링’ 효과를 등에 업고 무섭게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멕시코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4.9%였는데 최근 5년만 놓고 보면 7.15% 늘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자 중국 자본이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는 방식으로 우회 수출을 꾀했고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이점을 누리기 위해 멕시코에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이 때문에 멕시코의 전 세계 수출 순위는 2013년 15위에서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1위로 올랐다. 지난해는 9위까지 올라 8위 한국을 바짝 쫓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추격도 매섭다. 인도는 최근 10년간 수출이 연평균 4.19% 늘었다. 최근 5년간 증가율은 9.04%로 두 자릿수에 육박한다. 인도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두 배 이상 큰 국가인데도 연평균 7%대 고성장을 하고 있다. IMF는 인도의 경제 규모가 2025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이 3.5%로 한국의 두 배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수출 증가율도 9.39%에 달한다.
인도와 싱가포르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앞세워 수출과 내수 산업을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집권 직후부터 ‘메이크 인 인디아’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제조업을 집중 육성했다. 2019년부터는 자국 기업의 법인세를 기존 30%에서 22%로, 신규 기업의 법인세는 15%까지 낮추는 등 친기업 정책을 펴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기업과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2008년부터 상속·증여세를 폐지하는 파격적인 세제 정책을 시행했다. 양도세와 배당세를 물리지 않고 법인세, 소득세 역시 상대적으로 낮게 과세하고 있다.
이런 기업 친화적인 정책 효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패권 경쟁과 맞물리면서 극대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는 중국을 대체하는 제조업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과거 아시아 금융 중심지이던 홍콩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도 민간 경제의 활력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반도체뿐 아니라 여러 미래 첨단산업에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30일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10년(2014~2023년)간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1.79%로 조사됐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4.7%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해가 지날수록 둔화세가 완연하다. 2021년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기저 효과로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25.7%로 치솟았지만 2022년 6.0%로 낮아진 뒤 지난해는 -7.46%까지 추락했다. 주력 제품인 반도체 경기가 한풀 꺾이자 국가 전체 수출이 타격을 받은 것이다.
한국과 달리 일부 신흥국은 빠른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멕시코는 ‘니어쇼어링’ 효과를 등에 업고 무섭게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멕시코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4.9%였는데 최근 5년만 놓고 보면 7.15% 늘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자 중국 자본이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는 방식으로 우회 수출을 꾀했고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이점을 누리기 위해 멕시코에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이 때문에 멕시코의 전 세계 수출 순위는 2013년 15위에서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1위로 올랐다. 지난해는 9위까지 올라 8위 한국을 바짝 쫓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추격도 매섭다. 인도는 최근 10년간 수출이 연평균 4.19% 늘었다. 최근 5년간 증가율은 9.04%로 두 자릿수에 육박한다. 인도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두 배 이상 큰 국가인데도 연평균 7%대 고성장을 하고 있다. IMF는 인도의 경제 규모가 2025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이 3.5%로 한국의 두 배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수출 증가율도 9.39%에 달한다.
인도와 싱가포르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앞세워 수출과 내수 산업을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집권 직후부터 ‘메이크 인 인디아’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제조업을 집중 육성했다. 2019년부터는 자국 기업의 법인세를 기존 30%에서 22%로, 신규 기업의 법인세는 15%까지 낮추는 등 친기업 정책을 펴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기업과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2008년부터 상속·증여세를 폐지하는 파격적인 세제 정책을 시행했다. 양도세와 배당세를 물리지 않고 법인세, 소득세 역시 상대적으로 낮게 과세하고 있다.
이런 기업 친화적인 정책 효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패권 경쟁과 맞물리면서 극대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는 중국을 대체하는 제조업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과거 아시아 금융 중심지이던 홍콩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도 민간 경제의 활력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반도체뿐 아니라 여러 미래 첨단산업에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