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홈페이지
사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홈페이지
비트코인의 대리 투자로 평가되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가 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큰 손실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30일(현지시간) 미국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6.9% 하락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소프트웨어 회사이지만 어떤 솔루션을 만들어 파는지, 누가 이 회사 제품을 사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하지만 비트코인 부자인 만큼 이 회사가 엄청난 투자 수익을 냈을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 회사는 1분기에 매출 1억 1,520만 달러에 손실은 매출보다 더 커서 주당 3.09달러의 손실을 보고했다. 팩트셋이 집계한 분석가들이 예상한 매출 1억 2,170만 달러 주당 55센트 손실보다 매출은 적고 손실은 엄청나게 큰 수준이다.

이 회사의 퐁 르 최고경영자(CEO)도 실적 발표와 함께 "회사는 금융 시장 활동, 옹호 및 기술 혁신을 통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강조하고 소프트웨어 구독 수익은 그 다음에야 언급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4년전부터 엄청나게 많은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보유량만 214,400개로 유통되는 전체 토큰의 1%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의 비트코인 시세로는 엄청난 장부상 이익이 예상되는데 왜 이렇게 큰 손실이 발생한 걸까?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 회사의 손실은 기발한 암호화폐 회계를 기반으로 한 기술적 요인으로 발생한 것이라 일반 기업의 손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말까지 이 회사는 작년 말 이후 획득한 25,000개 이상의 토큰을 포함한 214,400개 비트코인을 보유중이며 평균 구매 가격은 35,180달러이다.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을 약 62,000달러로 잡으면 전체 암호자산 보유액은 133억 달러(18조3,800억원)에 이른다.

회사가 그렇게 큰 규모의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보고한 이유는 이 회사의 회계 방식과 관련이 있다.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은 기존 회계 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회사는 이를 ‘무형 자산’(intangible assets) 으로 기록하고 가격이 구매 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그 가치를 기록한다. 무형자산은 매각된 경우에만 기록이 된다.

작년 말 미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의 지침에 따라 기업은 ‘공정가치’회계 규칙에 따라 암호화폐같은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손익을 기존 금융 자산과 유사하게 보고할 수 있게됐다.

그러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아직 이 새로운 규칙을 채택하지 않았다. 그 결과 과거에 매입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반영되지 않고 1분기에 사들인 비트코인이 하락한 만큼 1억 9,160만 달러의 손실이 대차대조표에 포함된 것이다. 결국 ‘공정가치’회계 규칙을 채택하게 되면, 평균 매입 단가이상으로 유지되는 한 언제든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켓워치의 결론은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손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현물투자 ETF가 있는데 굳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비트코인 프록시로, 혹은 비트코인 레버리지로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투자자에 대한 투자 역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방법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로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에 대한 가장 유명한 지지자중 한 명으로 2020년부터 비트코인 구매에 나서왔다. 현재 회사 경영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고 비트코인 전도사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 8월부터 회사 재무재표에 암호화폐를 추가하기 시작한 이후로 주가가 약 750% 상승했다.
비트코인 재벌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왜 손실 났나?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