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여성 병실' 안돼"…이용 제한 추진
영국이 성별을 여성으로 바꾼 트랜스젠더의 '여성 전용 병실' 이용에 제한을 두는 방안을 추진한다.

영국 보건복지부는 30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아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잉글랜드 헌장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환자가 자신과 같은 성별만 있는 병실을 원하면 병원은 이를 존중해 생물학적 성이 다른 트랜스젠더 환자를 다른 1인실에 배정할 수 있다.

현재까지 병원에서 환자가 스스로 인지하는 성에 따라 병실을 제공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여성으로 여기는 트랜스젠더라면 여성 병실 입원이 가능했다.

일간 더타임스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환자가 트랜스젠더와 병실 공유를 거부하고 같은 성별만 쓰는 병실을 요구하더라도 '인종차별주의자 같은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는 취지라고 풀이했다.

개정안은 또 환자가 사적이고 내밀한 성격의 진료나 치료를 생물학적 성이 같은 의료진이 맡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와 의료진의 권리를 명시하는 NHS 헌장은 10년에 한 차례 개정된다. 보건부는 앞으로 8주간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성전환자나 넌바이너리(자신을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으로 보는 사람) 등 성소수자의 성 정체성을 사회, 제도적으로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는 전 세계적으로 논란거리다.

여권단체 '성은 중요하다'의 마야 포스테이터 대표는 "트랜스젠더 단체에서 격앙된 반응이 나오겠지만 이는 상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여성의 안녕과 안전이 중요하다고 뒤늦게 인정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영국의학협회(BMA)는 "이미 소외된 집단이 더한 차별과 배척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며 성소수자가 중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