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초격차' 강조한 삼성전자…시장 반응은 "그럴 때 아냐" [종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차세대 HBM 초격차 위해 종합 반도체 역량 총집결"
증권가 "추격자로서 거리 좁혀야 하는 상황"
증권가 "추격자로서 거리 좁혀야 하는 상황"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차세대 맞춤형 HBM으로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한발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차세대 제품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다만 시장에선 "초격차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는 반응도 나온다.
HBM을 담당하는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2일 삼성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차세대 HBM 초격차 달성을 위해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시스템LSI, AVP(최첨단패키징)의 차별화된 사업부 역량과 리소스를 총 집결해 경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혁신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6일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이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는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잘 집결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김 상무는 업계에서 단시간에 따라올 수 없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각 사업부 우수 엔지니어를 모아 '차세대 HBM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형 HBM 최적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하반기는 HBM 공급 개선으로 AI 서버 확산이 가속화될 뿐 아니라 일반(컨벤셔널)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도 증가하는 선순환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 제품'으로 주요 고객사들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D램을 쌓아 만드는 HBM은 서버·모바일 메모리 응용 시스템 대비 최대 100배 이상 많은 데이터 전송량을 갖춰 AI 응용에 최적화된 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4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 양산에 들어갔고, 업계 내 고용량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에 발춰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할 예정이다. 이는 AI 열풍에 따른 고부가가치 D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연간 14조88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낸 삼성전자 DS 사업부는 올해 1분기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가 기술력에 이어 생산 능력 확보에 나선 만큼 삼성전자가 '초격차'를 말하기엔 섣부르다는 평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3와 5세대 HBM3E 등 첨단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고객사와 손 잡고 HBM 시장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SK하이닉스는 20조원을 투입해 충북 청주시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에 D램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에서 다섯분기 연속 SK하이닉스에게 손익에 뒤지고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지금은 초격차 얘기를 할 때가 아니고 이제 추격자로서 앞서 있는 업체들과의 거리를 좁혀야 하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행스럽게 메모리 업턴이 오고 있고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던 HBM은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며 "파운드리도 하반기부터는 적자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삼성의 저력을 감안하면 반격의 서막이 올라가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오정민/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HBM을 담당하는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2일 삼성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차세대 HBM 초격차 달성을 위해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시스템LSI, AVP(최첨단패키징)의 차별화된 사업부 역량과 리소스를 총 집결해 경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혁신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6일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이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는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잘 집결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김 상무는 업계에서 단시간에 따라올 수 없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각 사업부 우수 엔지니어를 모아 '차세대 HBM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형 HBM 최적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하반기는 HBM 공급 개선으로 AI 서버 확산이 가속화될 뿐 아니라 일반(컨벤셔널)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도 증가하는 선순환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 제품'으로 주요 고객사들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D램을 쌓아 만드는 HBM은 서버·모바일 메모리 응용 시스템 대비 최대 100배 이상 많은 데이터 전송량을 갖춰 AI 응용에 최적화된 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4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 양산에 들어갔고, 업계 내 고용량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에 발춰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할 예정이다. 이는 AI 열풍에 따른 고부가가치 D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연간 14조88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낸 삼성전자 DS 사업부는 올해 1분기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가 기술력에 이어 생산 능력 확보에 나선 만큼 삼성전자가 '초격차'를 말하기엔 섣부르다는 평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3와 5세대 HBM3E 등 첨단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고객사와 손 잡고 HBM 시장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SK하이닉스는 20조원을 투입해 충북 청주시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에 D램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에서 다섯분기 연속 SK하이닉스에게 손익에 뒤지고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지금은 초격차 얘기를 할 때가 아니고 이제 추격자로서 앞서 있는 업체들과의 거리를 좁혀야 하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행스럽게 메모리 업턴이 오고 있고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던 HBM은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며 "파운드리도 하반기부터는 적자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삼성의 저력을 감안하면 반격의 서막이 올라가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오정민/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