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하고 숨 가쁘게 달렸던 전미르, 최근 3경기에서 '흔들'
롯데 불펜 '빨간불'…씩씩했던 막내 전미르마저 지쳤다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불펜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신인 전미르(18)의 깜짝 호투였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미르는 스프링캠프부터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더니, 개막 엔트리에 승선해서도 승승장구했다.

데뷔전인 3월 2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1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강력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7경기 연속 불펜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쳐 단숨에 불펜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고졸 신인이 입단하자마자 숱한 선배들을 제치고 불펜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은 것이다.

그러나 씩씩하게 마운드를 지켰던 전미르가 조금은 지친 모양이다.

전미르는 1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7회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못 잡고 3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흔들렸다.

역전을 허용한 전미르는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저질렀고, 팀은 3-6으로 역전패해 5연패에 빠졌다.

롯데 불펜 '빨간불'…씩씩했던 막내 전미르마저 지쳤다
시속 150㎞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가 강점인 전미르는 5월 첫 등판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재현과 김휘집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허무하게 1-1 동점을 허용했고, 무사 1, 3루에서는 로니 도슨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롯데 벤치에서는 임준섭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전미르가 남겨둔 책임 주자 2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여 전미르의 자책점은 4점이 됐다.

지난달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wiz와 더블헤더에 모두 등판했던 전미르는 그날까지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35로 아름다운 성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 그는 2이닝 8자책점, 평균자책점 36.00으로 고전했다.

두 차례 패전까지 떠안은 전미르의 시즌 성적은 1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87이 됐다.

전미르가 고전하는 건 상대 팀의 분석과 체력적 문제가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

불과 6개월 전까지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야수와 투수를 병행했던 선수다.

롯데 불펜 '빨간불'…씩씩했던 막내 전미르마저 지쳤다
전미르는 4월 한 달 동안 12경기에 등판했고, 11⅔이닝을 소화했다.

대선배이자 프로 19년 차인 전문 불펜 투수 김상수와 함께 4월 팀 내 등판 경기와 투구 횟수 공동 1위다.

마운드 여건이 괜찮았다면 천천히 등판 횟수를 늘려가며 체력을 끌어 올렸겠지만, 팀 사정상 전미르는 일찌감치 '불펜 소년 가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미르는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소화한 뒤 "트레이너와 코치님께서 1차전 끝나고 관리를 잘해주셔서 무리 없이 2차전을 준비했다.

팀에서 컨디션 관리를 잘해준다"며 체력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은 필승조 불펜 투수로 뛰다 보면 금세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씩씩했던 전미르마저 지친 롯데는 불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29로 리그 8위, 피OPS(출루율+장타율)는 0.821로 리그 9위다.

이제야말로 선배 불펜 투수들이 막내 전미르가 고비를 넘길 때까지 든든하게 버텨줘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