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올 하반기 금리를 낮추더라도 내수가 살아나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란 관측이 담긴 국책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KDI 현안 분석 보고서 ‘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 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책금리 인상은 소비와 투자를 모두 감소시키지만,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려면 3~4분기가 지나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대신 파급효과는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정책금리가 1%포인트 높아질 때 민간 소비의 경우 3분기가 지나 최대 0.7%포인트 감소하고, 그 영향은 약 9분기에 걸쳐 유의미하게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3분기 후 최대 2.9%포인트 감소하고, 그 영향은 8분기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KDI는 본격적으로 내수가 위축되기 시작했던 지난해 상반기엔 금리 인상보다 수출 급락이 더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했다. 누적된 금리인상 효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올해 1분기엔 금리인상 효과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출이 살아나면서 내수 위축 정도가 완화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KDI는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 정책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내수가 살아나는 효과는 내년부터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화정책 효과가 내수에 파급되려면 상당한 시차가 소요되는 만큼 KDI는 선제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DI는 대규모 내수 부양 등 인플레이션 안정 추세를 교란할 수 있는 정책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