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찍힌 라인야후 주가 급락…"경영 전망 불투명"
일본 총무성에서 개인정보 유출 관련, 대주주인 한국 네이버의 지분 축소를 요구받은 라인야후(LY) 주가가 하락세다. 경영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한 탓이다. 일본 언론은 “신뢰 회복을 위해 근본적인 쇄신책을 내놔야 한다”고 보도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2023년 4~12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1224억엔(약 1조원), 영업이익은 40% 줄어든 1742억엔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스마트폰 결제 ‘페이페이’를 자회사로 편입, 재평가이익을 반영한 데 따른 기저효과 탓이다.

재평가이익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33% 증가했다. 광고와 전자상거래(EC)가 호조를 보였고, 판촉비 재검토, 사업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도 기여했다.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가는 약세다. 지난달 17일에는 도쿄증시에서 장중 337.5엔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라인야후 주가는 올해 들어 24%가량 떨어졌다.

문제는 작년 11월부터 불거졌다. 라인야후 서버가 제3자의 공격을 받아 라인 앱 이용자 정보 등 약 44만건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와 일부 시스템을 공유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라인은 일본 국민의 70% 이상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다.

지난 2월에는 또 다른 해킹으로 옛 라인 직원 정보 약 5만7000건이 추가 유출됐다. 잇따른 정보 유출로 총무성은 3월 5일 라인야후를 행정지도했다.

라인야후는 작년 10월 Z홀딩스와 야후, 라인이 합병해 출범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한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 64.5%를 가지고 있다. 산하의 라인, 야후, 페이페이 간 시너지를 통해 EC 등에서 통합 효과를 노리려던 찰나에 정보 유출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총무성 행정지도를 감안하면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총무성은 정보 유출 배경으로 라인야후의 네이버에 대한 강한 의존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소프트뱅크에 이례적으로 자본 참여를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네이버는 ‘손을 떼라’는 의미다.

라인야후는 지난달 1일 재발 방지책을 총무성에 제출했다. 시스템 및 네트워크 운영 외 서비스 개발 위탁 등에 대해 종료 또는 축소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총무성이 요구한 지분 조정에 대해선 소프트뱅크 등에 ‘요청하고 있다’고만 적었다.

총무성은 지난달 16일 재발 방지책이 미흡하다며 두 번째 행정지도에 나섰다. 자본 정책 관련, 보다 명확한 방향을 요구한 것이다.

3월 첫 행정지도 이후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는 물밑에서 논의 중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라인야후를 중요한 전략 사업으로 꼽고 있다. 지분 축소에 난색이어서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대통령실은 “정부와 네이버는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네이버 측 요청을 존중해 이 문제에 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을 몰아내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전후 맥락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