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기 시작하면 이 종목 뜬다…월가가 꼽은 수혜주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락했다. 월가에서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수혜를 볼 종목에 주목하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64%까지 하락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한때 4.58%까지 떨어졌다. Fed는 5월 기준금리를 3월과 동일한 5.25%~5.505%로 동결하면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미국 국채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고 보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주식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주목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 27% 이상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의 금리 민감도는 91%에 달한다.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상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주춤했다고 봤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1년 전에 비해 8.5% 감소한 38만6000대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년 대비 규모가 감소한 것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2만5000달러 저가 모델 역시 고금리 여파로 지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 분석가들은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할 수 있고 반대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또다른 주식은 미국 크루즈 운영사인 카니발이다. 카니발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16.31% 하락했다. 크루즈 등 여행주는 고금리와 물가 상승 여파에 따른 위축된 소비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금리가 오르면서 더 비싼 가격표를 마주하게 되는 '스티커 쇼크'가 올 수 있어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카니발의 금리 민감도 역시 96%로 테슬라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가가 크게 상승한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금리에 민감한 종목으로 파악된다. 데이터 서버 제공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올해 들어 158.64% 상승했다.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반도체를 사들여 서버,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마이크로컴퓨터는 이른바 '엔비디아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다만 고금리 환경에서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같은 성장주의 매력이 떨어진다. 고금리 환경에서는 기대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했을 때 할인되는 폭이 커져 주가가 힘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금리 민감도를 99%로 책정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마이크로컴퓨터의 성장세도 정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슈퍼마이크로 컴퓨터는 3분기 매출이 38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월가 전망치인 39억달러를 밑돌았다.

월가에서는 Fed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올해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부터 이들 종목의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외에도 에너지 기업 할리버튼은 물론 성장주인 메타플랫폼즈, 월트디즈니, 알파벳 등을 금리 민감주로 꼽았다. 할리버튼의 금리 민감도는 100%다. 이외에도 메타플랫폼즈, 월트디즈니, 알파벳의 금리 민감도는 각각 83%, 81%, 74%로 집계됐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