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고 또 엮고…시간을 엮으며 나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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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베 재단이 러브콜 한 '말총 작가' 정다혜
2022년 로에베 재단 공예상 수상
말총의 화려한 변신 주도해 뿌듯
2022년 로에베 재단 공예상 수상
말총의 화려한 변신 주도해 뿌듯
국내 공예 작가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화제를 모으는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정다혜 작가(사진)다. 공예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가 있는 ‘로에베 재단 공예상’을 2022년 한국인 최초로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출품작 제목은 ‘성실의 시간’. 결선에 오른 30명 중 말총 공예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정 작가는 수상 소감으로 “우리가 500년 이상 향유한 말총 공예의 우수성과 시간이 증명된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그가 ‘말총 작가’, ‘시간을 엮는 작가’로 불리는 까닭이다.
로에베 재단은 올해도 정 작가를 밀라노 전시회에 초청했다. 전시회 주제는 ‘로에베 램프’. 정 작가가 소재로 쓰는 말총은 말갈기나 꼬리털을 말한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말총으로 망건, 갓 등을 짰다고. 얇고 가느다란 동물 털을 일일이 엮어 형태가 있는 작품을 만드는 작업이니 그 고됨은 가히 상상 가능하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전시장에서 만난 정 작가는 그 수고로움이 자신의 정체성이 되기를 원했다. 그는 “로에베 램프 제작에 석 달가량 걸렸다”고 말했다. 정 작가가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끊임없이 작업하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어서”다.
“좋은 작가의 정의는 다 다르겠지만 저는 끊임없이 작업하고 싶어요. 그래서 ‘하나를 만들어도 진짜 정성을 다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성실의 시간으로 로에베 재단 공예상을 받았지만 정 작가는 최근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시간도 물론 중요한데 말총이 입체적 형태를 지니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는 것. 쉽게 말해 ‘말총의 변신’을 보면서 정 작가 스스로를 투영하고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말총을 변신시켜 입체적 조명이라는 결과물을 만든 것 자체가 매우 뿌듯하다”며 “얇은 털이어서 동그랗게 벌렸다가 다시 오므리는 형태를 만드는 게 매우 어려웠는데 그걸 해냈을 때 성취감이 매우 컸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에는 고양이 무늬도 엮어 넣었다. 정 작가는 “길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한 ‘집사’라서 작품에 고양이 꼬리를 형상화한 무늬를 넣었다”며 “램프 바닥에는 제주도에서 자주 보고 자란 삼나무를 써 전구를 받쳤다”고 했다. “말총이 빛을 받으면 빛이 투과되면서 반짝 빛나거든요. 저도 말총처럼 빛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밀라노=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로에베 재단은 올해도 정 작가를 밀라노 전시회에 초청했다. 전시회 주제는 ‘로에베 램프’. 정 작가가 소재로 쓰는 말총은 말갈기나 꼬리털을 말한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말총으로 망건, 갓 등을 짰다고. 얇고 가느다란 동물 털을 일일이 엮어 형태가 있는 작품을 만드는 작업이니 그 고됨은 가히 상상 가능하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전시장에서 만난 정 작가는 그 수고로움이 자신의 정체성이 되기를 원했다. 그는 “로에베 램프 제작에 석 달가량 걸렸다”고 말했다. 정 작가가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끊임없이 작업하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어서”다.
“좋은 작가의 정의는 다 다르겠지만 저는 끊임없이 작업하고 싶어요. 그래서 ‘하나를 만들어도 진짜 정성을 다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성실의 시간으로 로에베 재단 공예상을 받았지만 정 작가는 최근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시간도 물론 중요한데 말총이 입체적 형태를 지니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는 것. 쉽게 말해 ‘말총의 변신’을 보면서 정 작가 스스로를 투영하고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말총을 변신시켜 입체적 조명이라는 결과물을 만든 것 자체가 매우 뿌듯하다”며 “얇은 털이어서 동그랗게 벌렸다가 다시 오므리는 형태를 만드는 게 매우 어려웠는데 그걸 해냈을 때 성취감이 매우 컸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에는 고양이 무늬도 엮어 넣었다. 정 작가는 “길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한 ‘집사’라서 작품에 고양이 꼬리를 형상화한 무늬를 넣었다”며 “램프 바닥에는 제주도에서 자주 보고 자란 삼나무를 써 전구를 받쳤다”고 했다. “말총이 빛을 받으면 빛이 투과되면서 반짝 빛나거든요. 저도 말총처럼 빛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밀라노=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