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아가방앤컴퍼니가 3년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저출산 심화와 중국 사업 축소라는 대형 악재에도 오히려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가방앤컴퍼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보다 6.9% 증가한 1864억원,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165억원이었다.

저출산에도 1년새 주가 두 배…아가방, 프리미엄 전략 통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가 실패한 영향이다. 당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한·중 관계가 틀어지면서 중국 내 영업이 막혔다. 하지만 다른 해외 시장으로 빠르게 눈을 돌려 실적 부진을 타개했다. 2021년 흑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오르고 매출은 23.4% 증가했다. 적자투성이던 중국 사업 비중을 빠르게 줄인 점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중국 법인 당기순손실은 2020년 47억원에서 지난해 29억원가량으로 대폭 축소됐다.

그러는 사이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협업해 선보인 유아복 브랜드 ‘디즈니베이비’와 프리미엄 유아복 브랜드 ‘에뜨와’가 해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출산과 발육 용품, 놀이 매트, 유아차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도 외형 성장을 거들었다. 2020년 392억원에 머물던 유아용품 매출은 지난해 584억원까지 늘었다.

저출산 관련 지원 정책이 강화되는 점도 아가방앤컴퍼니에는 긍정적이다. 지난 1월 태어난 아기가 2만1000명대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웃도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51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대통령 직속 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달 윤석열 대통령 주재 전체 회의에서 강도 높은 저출산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저출산 정책 확대 기대감 등으로 아가방컴퍼니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28%가량 상승했다. 작년 7월 장중 저점보다는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