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정부, '누적적자 신음' 전력공사에 4조2천억원 투입 추진
대만 정부가 누적적자로 인해 재무난을 겪고 있는 국영전력기업 대만전력공사(TPC)에 예산 4조2천억원 투입을 추진한다고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3일 보도했다.

대만 행정원은 전날 TPC의 재무 지원을 위해 1천억대만달러(약 4조2천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추가 예산으로 편성했다.

천젠런 행정원장(총리)은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지정학 위기 등으로 인해 국제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고, TPC의 2022년과 지난해 발전원가가 대폭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TPC가 국내 물가 안정과 취약 계층 지원 등을 위해 원가보다 싼 전기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누적 적자로 인해 운영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왕전융 TPC 부총경리(부사장)는 올해 적자가 2천100억대만달러(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지난달 1일 전기요금 평균 11% 인상과 정부의 이번 보조금 지원 등으로 올해 적자가 100억대만달러(약 4천200억원)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의 이같은 보조금 지원 추진은 '여소야대' 구도의 대만 입법원(국회)의 저항으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관계자는 해당 보조금 편성안은 입법원 심의를 거쳐야 확정되는데 야권은 최근 전기요금 동결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에 딴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1야당인 국민당의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은 정부의 정책 시행이 오만하다고 비판하며 경제부 예산 대부분을 동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TPC는 대만 경제부 산하 국영기업으로 대만 본섬과 외곽 도서 펑후, 진먼, 마쭈 지역의 전력 공급을 책임지며 1995년 전력 자유화 이후에는 민간 발전소가 생산한 전력을 모두 구매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원자재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지만 당국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전기요금을 충분히 인상하지 못했고, 경제부에 따르면 TPC의 누적 적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천826억대만달러(약 16조원)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