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부자가 새치기한다는 느낌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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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딜레마
윤재영 지음 / 김영사
280쪽|1만7800원
윤재영 지음 / 김영사
280쪽|1만7800원
미국의 한 놀이동산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아이가 물었다. “엄마, 저 사람은 왜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가요?” 엄마가 답했다. “우리보다 돈을 더 많이 냈으니까 먼저 들어가는 거야.” 제법 논쟁이 되는 사안이다. ‘돈만 있으면 새치기해도 된다’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돈으로 시간을 사는 행위’는 다른 분야에도 많은데 뭐가 문제냐는 반론도 있다.
<디자인 딜레마>를 쓴 윤재영 홍익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이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이 잘못됐기에 이런 논란이 생긴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공항 발권 창구 사례를 든다. 여기에서도 돈을 더 내고 비싼 좌석을 구입한 사람은 줄을 서지 않는다. 이코노미석 승객도 불만은 없다. 만약 일등석 승객을 위한 창구가 따로 없고 줄이 하나라면 어떨까. 이코노미석 승객이 길게 줄을 선 가운데 일등석 승객이 오면 줄의 맨 앞에 세워주는 식이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분은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오래 기다려서 힘든데 자신보다 늦게 공항에 도착한 사람이 맨 앞에 서는 걸 보면 새치기당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디자인 딜레마>는 이렇게 디자인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어떻게 디자인이 활용되는지, 인공지능(AI) 비서 목소리는 어떻게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지, 왜 사람은 뽑기에 끌리는지 등을 다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디자인 딜레마>를 쓴 윤재영 홍익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이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이 잘못됐기에 이런 논란이 생긴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공항 발권 창구 사례를 든다. 여기에서도 돈을 더 내고 비싼 좌석을 구입한 사람은 줄을 서지 않는다. 이코노미석 승객도 불만은 없다. 만약 일등석 승객을 위한 창구가 따로 없고 줄이 하나라면 어떨까. 이코노미석 승객이 길게 줄을 선 가운데 일등석 승객이 오면 줄의 맨 앞에 세워주는 식이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분은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오래 기다려서 힘든데 자신보다 늦게 공항에 도착한 사람이 맨 앞에 서는 걸 보면 새치기당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디자인 딜레마>는 이렇게 디자인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어떻게 디자인이 활용되는지, 인공지능(AI) 비서 목소리는 어떻게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지, 왜 사람은 뽑기에 끌리는지 등을 다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