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중국산 흑연 음극재를 사용한 전기차를 제작해 미국 시장에 팔더라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한 대당 7500달러)을 당분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국내 배터리업계로선 흑연을 대체할 실리콘 음극재 개발 등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3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IRA 전기차 세액공제와 관련한 외국우려단체(FEOC) 최종 규정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그간 한국 기업이 요구한 중국산 흑연 금지 규정에 대한 유예 조치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4개국을 FEOC로 지정하고 여기와 관련된 기업에서 생산하는 부품 및 광물을 사용하는 경우 IRA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중국산 흑연에 의존해 전기차용 배터리 음극재를 제조하던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 및 배터리 기업은 해당 규정 적용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는 미국 정부에 “지난해 중국이 전 세계 구형 흑연 100%를 정제·생산했다”며 중국산 흑연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