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 먹잇감 된 은퇴 재테크族
노인 대상 사기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60대 이상 개인파산 사유 중 주식, 코인 등 투자 실패 비중이 최근 3년 새 4.5배 급증했다. 전체 개인파산자 가운데 60대 이상 비중도 절반에 육박했다. 은퇴 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고령자의 사기 범죄 노출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사기 범죄(2018~2022년) 피해자 가운데 61세 이상 비중은 2018년 9.8%에서 2022년 14.0%로 늘었다. 60대 이상 피해자는 같은 기간 2만7474명에서 4만6214명으로 증가했다. 60대 이상의 개인파산 신청도 급증하는 추세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파산자 중 60대 이상은 47.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주식과 코인 등 투자 실패를 파산 이유로 꼽은 비중이 11.0%로 2020년(2.4%) 대비 4.5배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직접 투자에 나서는 은퇴 재테크족이 늘어나 고령자를 겨냥한 금융사기가 갈수록 기승을 부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은 청년층과 비교하면 정보를 취득하는 매체가 제한돼 있고, 디지털 정보에도 어둡다”며 “고령자에 특화한 사기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시온/조철오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