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버팀목…'보이는 큰손'이 사라졌다 [美증시 주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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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탕 오가는 '김칫국' 경기의 실체
정부 재정 빼니 경기 식고 일자리 줄어
정부 재정 빼니 경기 식고 일자리 줄어
미국 경제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습니다. 소비는 건재하지만 성장률은 부진했습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으로 인해 침체 속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했지만 4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엔 인플레이션 없이 성장을 구가하는 '골디락스' 기대가 커졌습니다.
비슷한 지표 상에서도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리는 중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극찬했던 고용비용지수(ECI)를 보면 인건비발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할 판이었지만 4월 고용보고서에 드러난 평균 임금 증가율은 미미했습니다. 미국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로 보면 불황에 진입했지만 ISM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어떤 지표가 미국 경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시장은 헷갈리는 '게임체인저'에 일희일비하고 있습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갈 정도로 상충된 지표의 속사정을 중심으로 이번주 주요 일정과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4월 신규 일자리는 17만5000개 늘었습니다. 3월 증가폭(30만3000개)은 물론 시장 전망치(23만8000개)보다 한참 적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내 가장 적었습니다. 이민으로 인해 커진 미국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신규 일자리는 20만개 정도 돼야 한다는 새로운 통념도 뒤집었습니다. 그러나 속을 들여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부문별 일자리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17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 중 민간 일자리가 16만7000개를 차지했습니다. 전체의 95%였습니다. 31만5000개가 늘어난 3월만 해도 민간 일자리 비율은 77%(24만3000개)였습니다.
나머지는 정부 일자리였습니다. 3월에 7만2000개에 달했던 정부 일자리는 4월에 8000개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정부 재정으로 만드는 일자리가 최근 3개월 평균치(4만개) 정도만 돼도 4월 신규 일자리 수는 21만개 정도로 시장 전망치(23만8000개)에 근접했습니다. 실업률이 올라간 것도 정부 일자리가 줄어든 나비효과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4월 실업률은 3.8%에서 3.9%로 0.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여러 일자리 중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정부 일자리가 감소한 만큼 실업자가 더 늘어났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정부 일자리가 얼마나 된다고 한 달만에 실업률을 0.1%포인트나 상승시키냐는 반문이 가능합니다. 실업률을 소수 둘째자리까지 보면 양상은 달라집니다. 4월 실업률은 정확히 3.86%였습니다. 3월 실업률은 3.83%였습니다. 즉 반올림으로 인해 실업률 0.03%포인트 상승이 0.1%포인트 상승으로 바뀐 것입니다.
1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1.6%(연율 기준)였습니다. 지난해 4분기(3.3%)에 비해 반토막이 났습니다. 시장 예상치(2.5%)에도 상당히 못미쳤습니다. 1분기에 개인 소비는 2.5% 증가했습니다. 민간 투자도 3.2% 늘어 제몫을 했습니다. 모자란 건 정부 부문이었습니다. 1분기 정부 지출 증가율은 1.2%였습니다. 지난해 4분기엔 4.6%로 당시 전체 실질 GDP 증가율(3.3%)을 상회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정부 지출 증가율은 5.8%로 같은 기간 실질 GDP 증가율(4.9%)을 웃돌았습니다.
1분기 정부지출 증가율이 직전 4분기 산술평균(4.6%)만 됐어도 1분기 GDP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가 측면에서도 정부 부문이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1분기 GDP 가격지수에서 정부 지출 상승률은 3.8%였습니다. 전체 GDP의 가격지수 상승률인 3.1%를 상회했습니다.
시장을 가장 놀라게 한 건 정부 부문 가격지수와 별도로 집계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였습니다. GDP 자료에 나온 1분기 PCE 상승률은 전분기 대비 3.4%(연율 기준)였습니다. 매달 발표되는 PCE 물가 상승률은 2%대였는데 난데없이 GDP에서 PCE 물가상승율이 3%를 훌쩍 넘자 시장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성장률은 내려가고 물가상승률이 급등하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발표된 3월 PCE 물가 상승률은 2.7%였습니다. 둘은 태생적으로 다릅니다. GDP 내의 PCE와 매달 나오는 PCE 물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우선 GDP 내의 PCE 물가 상승률은 전분기 대비 수치입니다. 그것도 자연스레 뻥튀기가 되는 연율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1분기 PCE 상승률이 전 분기 대비 1%였다면 연율 기준으로 환산하면 4% 수준입니다.
역으로 얘기하면 GDP 내의 PCE 물가 상승률이 1분기에 연율 기준으로 3.4%라는 건 지난해 4분기보다 0.8% 정도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요컨대 연율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로 집계되는 GDP 내 PCE 수치와 전년 동기 대비로 발표하는 PCE 물가 상승률에서 발생한 혼란이었습니다.
경기 부양의 불쏘시개 기능을 했던 정부 재정의 소임이 끝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미국 정부가 출구 전략을 펴는 건 미국 경제가 너무 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정부 재정 없이도 민간 부문으로만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소매판매에서 보듯 소비는 탄탄합니다. 노동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업률이 소폭 상승했다 하더라도 미국 실업률은 27개월째 완전 고용 수준인 4% 미만입니다. 1960년대 이후 가장 긴 기간입니다. 미국 정부가 발을 빼는 더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정부 재정으로 재정 일자리를 계속 늘리면 인건비 상승만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전 분기보다 1.2% 올라 시장 전망치(1%)를 웃돌면서 인건비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올 1분기엔 물가상승률이 올라 '라스트 마일'의 험난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노동시장은 식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완화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먼저일 지 모르지만 4월 고용보고서로 노동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점은 분명합니다. 전날 파월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 요건으로 '노동시장 약화'를 처음 언급한 점이 눈에 뜹니다. 여전히 해석은 분분합니다.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은 제각각입니다. 투자은행(IB) 중 시티는 연내 4회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는데 비해 BOA와 도이치뱅크는 올해 1회만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엔 Fed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집니다. 민주당이 임명한 필립 제퍼슨 부의장과 리사 쿡 이사가 8일에, 공화당 지명 인사인 보우만 이사가 10일에 각각 공식석상에 섭니다. 매파의 선봉장인 카시카리 총재(7일)와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사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10일)도 연설을 합니다. 매파와 비둘기파의 대립보다 더한 건 미국 내 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지지세력 간 갈등입니다. 친팔 반전 시위의 선봉장에 선 대학가의 분위기는 미국 경제보다 더 뜨겁습니다. 미국 경제의 온기가 다른 나라로 잘 퍼지지 않는 것과 달리 반전 시위는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미국 정부가 경제에서 조금씩 손을 떼려는 데 비해 반전 시위에 대해선 개입 강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의 미국 경제가 현재까진 성공으로 평가받느데 비해 바이든 행정부의 시위 진압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바이든 지지세력 간 갈등입니다. 대학생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시위자들은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들이며 친 이스라엘 성향의 유대인들도 민주당 지지비율이 더 높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이끌어내야 하지만 강경 일변도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상승세를 보이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정체 상태입니다. 대선 승부를 결정할 6대 경합주에선 아직도 열세입니다. 파월 의장처럼 바이든 대통령도 데이터에 의존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할 시기입니다.
'라스트 마일' 구간의 인플레이션과 절정으로 치닫는 중동발 갈등을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풀어갈 지가 단기적으로 미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어떤 지표가 미국 경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시장은 헷갈리는 '게임체인저'에 일희일비하고 있습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갈 정도로 상충된 지표의 속사정을 중심으로 이번주 주요 일정과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혼란을 부르는 정부를 빼라
지난 3일에 나온 4월 고용보고서는 시장의 가려운 데를 긁어준 '효자손' 역할을 했습니다. 뜨거운 노동시장이 식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인건비발 인플레이션은 기우에 가깝다는 점을 확인시켜줬습니다.구체적으로 보면 4월 신규 일자리는 17만5000개 늘었습니다. 3월 증가폭(30만3000개)은 물론 시장 전망치(23만8000개)보다 한참 적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내 가장 적었습니다. 이민으로 인해 커진 미국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신규 일자리는 20만개 정도 돼야 한다는 새로운 통념도 뒤집었습니다. 그러나 속을 들여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부문별 일자리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17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 중 민간 일자리가 16만7000개를 차지했습니다. 전체의 95%였습니다. 31만5000개가 늘어난 3월만 해도 민간 일자리 비율은 77%(24만3000개)였습니다.
나머지는 정부 일자리였습니다. 3월에 7만2000개에 달했던 정부 일자리는 4월에 8000개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정부 재정으로 만드는 일자리가 최근 3개월 평균치(4만개) 정도만 돼도 4월 신규 일자리 수는 21만개 정도로 시장 전망치(23만8000개)에 근접했습니다. 실업률이 올라간 것도 정부 일자리가 줄어든 나비효과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4월 실업률은 3.8%에서 3.9%로 0.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여러 일자리 중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정부 일자리가 감소한 만큼 실업자가 더 늘어났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정부 일자리가 얼마나 된다고 한 달만에 실업률을 0.1%포인트나 상승시키냐는 반문이 가능합니다. 실업률을 소수 둘째자리까지 보면 양상은 달라집니다. 4월 실업률은 정확히 3.86%였습니다. 3월 실업률은 3.83%였습니다. 즉 반올림으로 인해 실업률 0.03%포인트 상승이 0.1%포인트 상승으로 바뀐 것입니다.
정부 부문 빼니 거품 빠진 GDP
지난달 25일 발표된 1분기 성장률에서도 정부 부문의 활약은 있었습니다.1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1.6%(연율 기준)였습니다. 지난해 4분기(3.3%)에 비해 반토막이 났습니다. 시장 예상치(2.5%)에도 상당히 못미쳤습니다. 1분기에 개인 소비는 2.5% 증가했습니다. 민간 투자도 3.2% 늘어 제몫을 했습니다. 모자란 건 정부 부문이었습니다. 1분기 정부 지출 증가율은 1.2%였습니다. 지난해 4분기엔 4.6%로 당시 전체 실질 GDP 증가율(3.3%)을 상회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정부 지출 증가율은 5.8%로 같은 기간 실질 GDP 증가율(4.9%)을 웃돌았습니다.
1분기 정부지출 증가율이 직전 4분기 산술평균(4.6%)만 됐어도 1분기 GDP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가 측면에서도 정부 부문이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1분기 GDP 가격지수에서 정부 지출 상승률은 3.8%였습니다. 전체 GDP의 가격지수 상승률인 3.1%를 상회했습니다.
시장을 가장 놀라게 한 건 정부 부문 가격지수와 별도로 집계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였습니다. GDP 자료에 나온 1분기 PCE 상승률은 전분기 대비 3.4%(연율 기준)였습니다. 매달 발표되는 PCE 물가 상승률은 2%대였는데 난데없이 GDP에서 PCE 물가상승율이 3%를 훌쩍 넘자 시장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성장률은 내려가고 물가상승률이 급등하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발표된 3월 PCE 물가 상승률은 2.7%였습니다. 둘은 태생적으로 다릅니다. GDP 내의 PCE와 매달 나오는 PCE 물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우선 GDP 내의 PCE 물가 상승률은 전분기 대비 수치입니다. 그것도 자연스레 뻥튀기가 되는 연율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1분기 PCE 상승률이 전 분기 대비 1%였다면 연율 기준으로 환산하면 4% 수준입니다.
역으로 얘기하면 GDP 내의 PCE 물가 상승률이 1분기에 연율 기준으로 3.4%라는 건 지난해 4분기보다 0.8% 정도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요컨대 연율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로 집계되는 GDP 내 PCE 수치와 전년 동기 대비로 발표하는 PCE 물가 상승률에서 발생한 혼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경제는 식고 물가는 완화?
GDP와 고용보고서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 정부의 입김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부 재정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정부 투자와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경기 부양의 불쏘시개 기능을 했던 정부 재정의 소임이 끝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미국 정부가 출구 전략을 펴는 건 미국 경제가 너무 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정부 재정 없이도 민간 부문으로만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소매판매에서 보듯 소비는 탄탄합니다. 노동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업률이 소폭 상승했다 하더라도 미국 실업률은 27개월째 완전 고용 수준인 4% 미만입니다. 1960년대 이후 가장 긴 기간입니다. 미국 정부가 발을 빼는 더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정부 재정으로 재정 일자리를 계속 늘리면 인건비 상승만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전 분기보다 1.2% 올라 시장 전망치(1%)를 웃돌면서 인건비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올 1분기엔 물가상승률이 올라 '라스트 마일'의 험난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노동시장은 식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완화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먼저일 지 모르지만 4월 고용보고서로 노동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점은 분명합니다. 전날 파월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 요건으로 '노동시장 약화'를 처음 언급한 점이 눈에 뜹니다. 여전히 해석은 분분합니다.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은 제각각입니다. 투자은행(IB) 중 시티는 연내 4회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는데 비해 BOA와 도이치뱅크는 올해 1회만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이든도 데이터 의존적이라면·
Fed 내 분위기도 똑같습니다.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를 대표하지만 공화당이 지명한 Fed 이사들은 매파 색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우만 이사가 대표적입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강한 톤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이번 주엔 Fed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집니다. 민주당이 임명한 필립 제퍼슨 부의장과 리사 쿡 이사가 8일에, 공화당 지명 인사인 보우만 이사가 10일에 각각 공식석상에 섭니다. 매파의 선봉장인 카시카리 총재(7일)와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사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10일)도 연설을 합니다. 매파와 비둘기파의 대립보다 더한 건 미국 내 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지지세력 간 갈등입니다. 친팔 반전 시위의 선봉장에 선 대학가의 분위기는 미국 경제보다 더 뜨겁습니다. 미국 경제의 온기가 다른 나라로 잘 퍼지지 않는 것과 달리 반전 시위는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미국 정부가 경제에서 조금씩 손을 떼려는 데 비해 반전 시위에 대해선 개입 강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의 미국 경제가 현재까진 성공으로 평가받느데 비해 바이든 행정부의 시위 진압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바이든 지지세력 간 갈등입니다. 대학생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시위자들은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들이며 친 이스라엘 성향의 유대인들도 민주당 지지비율이 더 높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이끌어내야 하지만 강경 일변도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상승세를 보이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정체 상태입니다. 대선 승부를 결정할 6대 경합주에선 아직도 열세입니다. 파월 의장처럼 바이든 대통령도 데이터에 의존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할 시기입니다.
'라스트 마일' 구간의 인플레이션과 절정으로 치닫는 중동발 갈등을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풀어갈 지가 단기적으로 미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