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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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강아지를 동반한 요가 수업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이를 금지하고 나섰다. 동물 학대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요가와 같은 운동 수업에 개를 활용하는 것은 '동물 보조 개입법'의 관할이라며 관련 수업에는 성견만 동반할 수 있고 강아지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동물의 건강과 수강자들의 안전을 위함"이라고 부연했다.

강아지 요가는 강아지를 풀어두고 요가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수강자들은 요가를 하다가 강아지를 껴안기도 하고 일부 동작은 강아지와 같이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이탈리아 카날5(Canal5)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스트리샤 라 노티치아'는 지난 3월 "태어난 지 40여일 정도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를 포함한 어린 개들이 장시간 요가 수업에 동원되는 등 착취당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동물보호단체인 개보호전국연맹(LNDC)은 보건부에 강아지를 요가 수업에 동원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피에라 로사티 LNDC 회장은 "연약한 동물의 웰빙과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업적 목적의 착취"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에는 보건부에 항의 서한도 보냈다. 서한에는 "개 동반 수업하는 요가센터들이 강아지들을 장시간 동원한다. 수업 중에 용변을 보지 않도록 물과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단체는 "강아지들이 요가 수업에서 마치 운동기구처럼 취급되고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또 요가 수업에 활용되는 강아지들은 쉬는 시간에 우리에 갇히는가 하면, 상자나 비닐봉지에 담겨 운반되기도 한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요가센터 측은 요가를 강아지와 함께할만한 이유가 있다며 반발했다.

이탈리아 전역의 요가센터에서 강아지 동반 수업을 진행하는 한 체인은 "어떤 사람들은 집에서 키우지 않는 동물과의 접촉을 원할 수도 있다"면서도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강아지 요가) 수업 한 시간이 진정한 휴식이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