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공모채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수요가 증가하고 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지자 사모 대신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자본증권 첫 공모 발행 나선 카드사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7일 900억원어치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한다. 흥행 여부에 따라 178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공모 희망 금리는 연 5.5~6.1%로 책정했다. 30년 만기로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롯데카드는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지표 개선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회사채와 달리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인정돼 재무지표 개선에 도움이 된다. 지난해 말 롯데카드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4.96%, 레버리지 배율은 7.01배 수준이다. 이번 발행으로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5% 후반, 레버리지 배율은 6배 중반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카드사 최초로 공모채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2500억원어치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연 4.89%에 찍었다. 수요예측에서 1500억원 모집에 4900억원어치 매수 주문이 접수되는 등 흥행에 성공해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채권업계는 리테일 수요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공모채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는 사모채시장과 달리 공모채시장은 증권사 창구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가 매수 주문을 넣을 수 있다. 롯데카드가 신종자본증권에 매달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월지급식 채권’을 도입한 것도 채권 개미들의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큰손’ 개인투자자들이 카드사 신종자본증권에 관심을 보이면서 수요예측 미매각 우려도 줄었다”며 “공모 신종자본증권 조달을 검토하는 카드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