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종배 의원이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종배 의원이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4선 중진이자 충청권 의원으로서 당이 어려울 때 역할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5일 기자와 만나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의원은 2011년 충북 충주시장에 당선된 이후 19·20·21대까지 충주에서만 국회의원 3선을 지냈다. 22대 국회 입성에도 성공하며 4선으로선 유일하게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게 됐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도전까지 많은 고심을 했지만 당 중진 의원 다수의 출마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이 위기인데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비영남권, 특히 충청권이나 수도권에서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여러 의원의 목소리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경선에 나서는 추경호, 송석준 의원 등과 대비해 내세울 수 있는 자신의 강점으로 “정치를 10년 이상 한 4선 의원으로서의 경륜”을 꼽았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직 등을 두루 맡았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당의 의지를 하나로 묶고, 야당과 협상할 때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 방향과 관련해 그는 “국민의힘이 중도 확장을 통한 전국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얻으려면 중도 확장성을 보완해야 한다”며 “호남과 수도권 사이에 있는 충청도는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인 만큼 제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22대 국회 역시 여소야대 정국인 만큼 여당 원내대표가 협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이와 관련해선 “그럴수록 더 원칙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만 생각한다는 원칙으로, 이념에 치우치기보다 민생 정책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 챙기기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지만 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계파색이 강하지 않다. 2022년 대선 캠프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아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 친윤 인사들과 거리를 유지하며 원내대표 후보 중 비윤(비윤석열)에 가장 가까운 인사로 평가된다.

그는 “여당은 정권의 성패와 운명을 같이하는 만큼 친윤, 비윤을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다만 총선 패배에 책임 있는 역할을 했던 분들은 조금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있다”고 덧붙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