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A) 총회 2024' 오전 첫 세션에서 치안 바오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콩국제중재센터(HKIAC)
6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A) 총회 2024' 오전 첫 세션에서 치안 바오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콩국제중재센터(HKIAC)
"편견을 가지는 것은 문제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편견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6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A) 총회 2024'에 참가한 중재 전문가들은 "중재 영역에서도 인공지능(AI) 등 기계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대체 불가능한 인간만의 역할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가 주관하는 이번 ICCA 총회는 '국제 중재의 인간적 측면'을 주제로 열렸다. 70개 중재 관할지의 700여개의 로펌·대학·기관에서 1400여명의 중재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전날 개막한 이번 총회는 8일 수요일까지 4일간 이어진다.

이날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전이 법조인들의 영역을 대체하는 와중에도 중재 분야에서의 인간적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봤다. 중재 전문가들이 커뮤니티를 이뤄 토론과 비판을 가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브라이언트 가스 UC어바인 로스쿨 교수는 "국제중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핵심"이라며 "개방성은 중재 커뮤니티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했다.

인간의 편견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람이라면 모두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편견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이첼 케이힐 오캘러핸 카디프대 교수는 "편견은 빠른 시간 안에 판단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다만 예단이 되지 않도록 편견을 스스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가·인종 등 문화적 다양성이 중재 실무에서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재 서비스의 품질을 더 높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도계 영국인 출신인 셸리아 아후자 앨런앤오버리 파트너 변호사는 "문화적 배경은 중재 전문가들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며 "각 문화권 고객들에게 의사 결정 과정을 적절히 설명할 수 있고 중재인의 풀을 더욱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기조 연설을 제외하고 오전·오후 동안 총 4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이번 총회는 수요일까지 총 6개의 세션이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로펌 출신 연사로는 화요일 오전 김갑유 피터앤김 대표변호사가 '중재 절차와 행동'을 주제로 발표한다. 같은 날 오후 방형식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사람 간 상호 작용과 윤리'를 주제로 토론에 참여한다.

홍콩=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