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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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서 지방도에 있는 다리의 교명판(橋名板·다리 이름표)이 사라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교명판은 대부분 동판으로 제작되는데, 최근 구릿값이 올라가면서 이 같은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6일 경남 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진주시 12곳의 교량에서 교명판과 공사 설명판 등 교량에 부착된 동판 48개가 사라졌다. 1개 교량에 부착된 4개의 동판을 누군가 떼간 셈이다.

피해를 본 곳은 진주시 사봉면, 진성면, 지수면 등으로 진주시 동부권의 외곽 지역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인적이 드문 농촌 지역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전기차,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발전하면서 전선 등에 들어가는 구리 수요가 크게 늘어 구리 시세가 치솟았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고물상에서는 A급 구리를 1kg당 1만원 이상에 매입한다. 이는 고철과 비철을 통틀어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진주시는 지난해 11월쯤 교명판 절도 피해를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금까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사건이 발생한 곳이 외진 데다, 보통 범행이 밤늦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목격자도 드물기 때문이다.

진주경찰서 관계자는 "진주시에서 11월쯤 수사 의뢰를 했지만, 현장에 뜯어간 흔적을 보면 이때 피해를 보았는지 정확한 범행 일시를 알 수 없다. 현장이 외진 곳이다 보니 주변에 방범 카메라 등이 설치 안 된 경우도 많고, 설치된 곳도 한 달 정도만 영상을 저장하기 때문에 수사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