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서브, 욕망의 스매싱…테니스가 이렇게 격렬하고 뜨거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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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스'
루카 과다니노 감독 신작
테니스 선수들의 삼각관계
금기 넘나드는 인간의 본능
젠데이아 콜먼 등 연기 돋보여
루카 과다니노 감독 신작
테니스 선수들의 삼각관계
금기 넘나드는 인간의 본능
젠데이아 콜먼 등 연기 돋보여

과다니노 감독은 현실과 비현실의 간극을 얄미우리만큼 잘 파고들어 가는 인물이다. 아들의 친구와 사랑에 빠지는 중년 여자의 얘기를 그리거나(아이 엠 러브) 예전 연인을 죽이는 방식으로 관계를 정리하는가 하면(비거 스플래쉬) 잘생긴 청년에게 빠진 어린 남자의 사랑을 아이의 시선으로 그린다(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다 실제로 많이 벌어지는 일들이다. 어쩌면 우리가 그렇다고 인정하거나 그걸 표현하기를 금기시하고 있을 뿐이다.
타시는 패트릭과 아트에게 자신의 번호를 따고 싶으면 시합에서 이기라고 한다. 이기는 사람이 자신을 가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건 13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챌린저스 게임 결승에 붙은 패트릭과 아트는, 이긴 자가 타시를 가질 수 있음을 암시받는다.
세월이 지나 아트는 유명한 선수가 되고, 타시는 그의 코치가 된다. 타시는 심각한 무릎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 좌절의 순간을 패트릭은 같이하지 못했고, 아트는 곁을 지켰다. 그래서 타시는 아트와 결혼해 아이도 낳았지만, 남편의 슬럼프에 슬슬 짜증을 내고 있는 상태다.
테니스는 유례없이 격렬하고 뜨거운 경기다. 사랑이 그렇다. 인간은 뼛속 깊이 자유롭게 살아야 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 대신 뼛속 깊이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면 된다. 영화가 대신 해준다. 그런 점에서 ‘챌린저스’는 우리 속에 갇혀 있는 영혼의 욕망을 깨우는 영화다.
테니스 선수들의 이야기인 만큼 모두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한다. 특히 젠데이아 콜먼의 검은빛 피부의 늘씬한 외모는 ‘섹스 어필’이란 단어를 새삼 꺼내 들게 만든다. 그들은 경기를 하면서 땀을 비 오듯 흘리는데 그걸 보고 있으면 둘이서 혹은 셋이서 뜨거운 관계를 맺는 장면이 연상된다. 영화 제목은 윔블던이나 US오픈 같은 메이저리그 경기가 아니라, 거기 나갈 수 있는 출전 자격이 걸린 경기에서 따왔다.
이 영화의 음악은 최근 몇 년 새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버전으로서 최고급이다. 심장을 꽝꽝 울린다.
오동진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