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산업에서 찾는 포항 미래 발전 포럼’이 지난 2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 이강덕 포항시장, 김정재 국회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한동선 포항세명기독병원 이사장, 김성근 포스텍 총장.  포항시 제공
‘바이오헬스산업에서 찾는 포항 미래 발전 포럼’이 지난 2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 이강덕 포항시장, 김정재 국회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한동선 포항세명기독병원 이사장, 김성근 포스텍 총장. 포항시 제공
경상북도와 포항시, 포스텍이 한목소리로 정부와 정치권에 ‘포항에 지역거점 의대를 설립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있는 포항시에는 의대도 대학병원도 없다. 산업 현장에서 응급·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시 경계를 넘어 동국대 경주병원, 울산대병원 등으로 이송해야 한다. 포항에 상급 종합병원을 설립하면 심각해진 경북지역 의료 공백도 해소할 수 있다.

시장이 발벗고 나서 ‘의료 공백’ 지적

이강덕 포항시장은 6일 한국경제신문에 “지역 의료 격차와 지방 소멸 문제를 극복하고,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라도 포항에 ‘포스텍 의대’ 유치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의료 공백은 포항시를 넘어 인구가 250만 명에 달하는 경북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라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전국에 47개 상급종합병원이 있지만 경북엔 하나도 없어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증원이 어떤 방식으로 결론 나더라도 경북에선 달라질 게 없는 셈이다.

경북은 산재환자 사망률이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치료 가능 환자의 사망률과 중증질환 입원환자 사망률도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상급 병원’ 신설만이 문제의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도와 포항시는 지난 2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바이오헬스산업에서 찾는 포항 미래 발전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석학과 전문가들도 ‘포스텍 의대 신설’에 적극 힘을 보탰다.

김주한 서울대 의대 교수는 “융복합 바이오테크가 미래 의료시스템을 결정짓는 바이오경제 시대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바이오헬스산업과 연계한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과 사업화 기반을 닦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포스텍이 자리잡은 포항시가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박인숙 한국규제과학센터장은 “바이오클러스터는 의사과학자와 같은 전문인력 양성과 임상시험, 공동연구 사업화 등을 추진하는 전문기관을 함께 보유한 완성형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산업 전 주기에 걸쳐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을 바이오산업 거점으로

포항시는 포스텍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 및 인적 자원을 활용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및 차세대 백신·신약 개발에 앞장설 융복합 의사과학자를 양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스텍 의대가 들어서면 서울의 이른바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아산, 삼성, 성모)에 버금가는 스마트 병원도 세울 계획이다. 김성근 포스텍 총장은 “포스텍은 세포 및 유전자 치료, 인공장기 등 의료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명성이 있어 이와 연계해 바이오기업들이 포항에 자리 잡는다면 지역 경제와 국가 발전을 견인하는 최고의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특수 암을 비롯해 희귀·난치성 질환에 특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시 차원에서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시장은 “지역 의료는 불균형을 넘어 붕괴 직전의 위기 상황”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과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포스텍 의대 신설을 위해 지역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