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로, 사회비판으로, 남성 솜씨로… 틀을 깨는 자수 다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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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근현대 아우르는 40여명 작가들
170여작품과 50여점 아카이브 공개
자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전시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근현대 아우르는 40여명 작가들
170여작품과 50여점 아카이브 공개
자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을 기획한 박혜성 학예연구사는 전시 소개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대중과 관객이 가진 자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는 것,


이번 전시에서는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쓰는 재료와 작가에 따라 느낌이 완벽히 달라지는 자수의 세계를 관찰할 수 있다. 십장생 등 장수를 표현한 자수, 나무와 학 원앙 연꽃 꿩 등 짝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지만, 같은 도상과 상징이라도 작품과 시대마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자수는 비슷하다'는 고정관념을 꺴다,


현대 작가들의 자수 작업들도 전시장 한 곳에 모았다. 이장봉의 작품에는 전쟁에 이북에 두고 온 딸에 대한 그리움이 그대로 묻어 있다. 작가로서의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자수의 특성상, 스스로의 인생을 담은 작업을 했다는 것이 다른 작가들과의 차별점이다.
자수를 사용하는 현대미술 작가 중 가장 유명하다고 알려진 함경아의 작품도 마련했다. 그는 남북 관계에 대한 질문을 작업으로 만드는 작가다. 작업은 중국을 통해 함경아의 그림을 북한으로 보낸 뒤 북한의 자수 장인들이 그 위에 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완성된 작품은 다시 중국을 통해서 들여오는 위험한 방법을 쓴다.

자수는 관객이 어떤 조명에서,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작품의 빛깔이 완전히 달라진다. 회화와 달리 자수 작품만이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사진으로 보는 것이 아닌 직접 전시장을 찾아야 변화가 주는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다. 전시는 8월 4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