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다음달 볼파라 인수…전환사채 괜찮을까[엔터프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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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미국 시장에서 생성형 AI 랠리가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AI 기업들도 주목하셔야겠습니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지시간 6일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 가량 급등했는데요.
국내 의료용 AI기업 루닛도 주가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방암 검진 특화 AI 기업인 뉴질랜드 볼파라 인수 작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걸로 보이는데요.
볼파라 인수 절차도 마쳤고 자금 조달도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이 다소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소식 자세히 짚어드리겠습니다.
[앵커]
볼파라 어떤 회사인지 먼저 짚어 주시죠.
[기자]
볼파라는 2009년 뉴질랜드에 설립된 유방암 검진 특화 AI 기업 입니다.
호주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고요.
뉴질랜드 회사지만 매출 96.5%가 미국에서 나옵니다. 미국에만 2천곳 이상 의료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고요. 루닛은 이번 인수로 미국 시장 진입을 예상보다 2~3년 가량 앞당길 수 있을 걸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 볼파라는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1억장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루닛은 AI 개발에 필수인 이 의료데이터를 매년 2천만장 확보할 수 있어서 단숨에 경쟁사와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을걸로 전망됩니다.
[앵커]
문제는 이 회사를 인수할 때 필요한 자금을 전환사채로 조달한다는 거잖아요. 이렇게 되면 향후 주가에 부담을 줄 요인이 남게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먼저 자금 조달 계획을 좀 보면요. 전환사채로 조달하는 자금은 1665억 원 규모입니다. 조달 자금 전액을 볼파라 인수에 활용한다는 계획이고요.
앞서 앵커께서 전환사채 발행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셨는데, 이걸 간단히 설명드리면요.
우선 전환사채를 이해하셔야 하는데,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바꿀 권리를 가지고 있는 회사채입니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내는 채권으로 발행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채권자가 미리 정해진 조건대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도 붙습니다. 이걸 전환권이라고 하고요.
보통 전환권은 회사 주가가 오를 때 행사합니다. 그래야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잖아요. 이런 옵션이 있기 때문에 전환사채는 이자율이 낮습니다.
문제는 오버행 이슈입니다. 회사 주가가 좋으면 채권자들은 전환권을 행사해서 시세차익을 보려고 하겠죠. 그러면 시장에 물량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이를 받아줄 매수자가 없다면 주가는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앵커]
이번 전환사채 발행의 경우 전환권 행사로 늘어나는 주식의 비중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주식 총수 대비 10% 정도입니다.
전환권 행사는 1년 뒤인 2025년 5월 4일부터 가능하고요. 전환권 행사 가격은 54,892원 입니다. 루닛 현재 주가가 5만8천원 선이니까 주가가 이 수준을 유지한다면 채권자들이 전환권을 행사하려 하겠죠.
업계에서는 전환권 행사로 늘어나는 주식 수가 3%만 넘어도 기존 주주가치가 훼손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건은 전환권 행사로 늘어나는 주식 수가 10% 정도 되니까 주가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상환 이슈에 대해 "루닛이 내년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2년 후부터 상환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며 "그때쯤 되면 보유한 현금으로 충분히 상환 재원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볼파라의 영업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대출을 받은 다음 상환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돈 벌어서 상환하던가, 볼파라 담보로 대출 받아 상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이 전략이 가능할 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오늘의 주제 한줄로 정리하면요?
[기자]
엔비디아 가는데, 넌 왜 못가니?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