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7일 오후 4시 16분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잇달아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연초 대비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자 주식을 발행해 채무상환과 시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가 커지며 유상증자를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다.

유상증자 쏟아지는 코스닥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일반공모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은 총 17곳으로 증자 규모는 약 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2차전지 기업 에코앤드림은 지난달 30일 1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시가총액(4200억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에코앤드림은 시설 투자에 800억원, 채무상환에 400억원을 사용할 방침이다. 지분 희석 우려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에코앤드림 주가는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18% 하락한 3만600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신약 개발기업 샤페론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 1년6개월 만에 349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시가총액(460억원)의 약 75% 수준이다. 지난달 12일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41% 하락한 2005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은 투자심리 약화로 지난해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자금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했다”며 “연구개발 자금이 부족해 올해도 유상증자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코스닥 기업 중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네 곳으로 가장 많았다. 샤페론 외에도 신라젠(1300억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723억원) 등이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다. 시설자금이 필요한 2차전지 기업과 반도체 기업도 줄줄이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2차전지 소재 기업 후성(826억원)과 반도체 장비기업 엑시콘(400억원) 등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주가가 오른 코스닥 기업의 증자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