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플코리아
사진=애플코리아
애플이 7일(현지시간) 18개월의 공백을 끝내고 인공지능(AI)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신형 자체 개발 칩 'M4'를 탑재한 태블릿PC '아이패드'의 신모델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혁신의 상징이던 애플이 AI 시장에서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주도권 재확보를 위해 노트북 맥북 시리즈에 앞서 M4를 아이패드에 먼저 장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이날 자체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온라인 이벤트 '렛 루즈'를 열고 11세대 아이패드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진=애플코리아
사진=애플코리아
기대를 모았던 것과 같이 고가 모델 아이패드 프로에는 애플 기기 중 처음으로 신규 칩 M4가 탑재됐다. 애플은 2세대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 온 칩(SoC)인 M4를 공개하고 AI 구동에 최적화한 칩이라고 소개했다.

애플 측은 M4를 최고 수준의 자체 실리콘 제작 능력의 역작이란 점을 강조했다. M4는 최대 4개의 성능 코어와 6개의 효율 코어로 구성된 최대 10코어 GPU를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성능 코어 및 효율 코어 모두 향상된 차세대 머신 러닝(ML) 가속기를 갖췄다고 애플은 소개했다. 애플에 따르면 M4는 M2와 비교해 최대 1.5배 향상된 속도의 CPU 성능을 제공한다.

M4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엔진과 애플 역대 가장 빠른 '뉴럴 엔진'도 장착했다고 애플은 전했다. 초당 38조회에 달하는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춘 뉴럴 엔진이 현존하는 모든 AI PC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속도를 능가한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확장된 메모리 대역폭, CPU의 차세대 ML 가속기, 고성능 GPU가 결합된 M4는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를 놀랍도록 강력한 AI 기기로 만들어 준다"고 밝혔다.
사진=애플코리아
사진=애플코리아
애플은 또한 "M4가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와 전문 렌더링 프로그램 '옥테인(Octane)' 구동 시 M2보다 최대 4배 더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면서 "M4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가 한계를 돌파하는 울트라(Ultra)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는 물론 강력한 AI 역량을 바탕으로 눈부신 도약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대각선 길이 11인치(28㎝), 13인치(33㎝) 모델 2종, 색상은 '실버'와 '스페이스 블랙'으로 출시됐다. 고급화를 위해 처음으로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OLED를 택한 점도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층 얇은 두께를 구현했다. 각 프로 모델의 두께는 11인치는 5.3mm, 13인치 모델은 5.1mm다. 특히 13인치 프로 모델의 경우 기존 애플 기기 중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한다.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애플은 약 18개월간 새로운 아이패드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상태였다. 역대 출시된 아이패드 중 가장 긴 신제품 공백기를 거친 끝에 M4 탑재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

애플의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인 조니 스루지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M4 칩은 아이패드 프로를 독보적으로 강력한 기기의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팀 쿡 애플 CEO 역시 "역대 가장 강력한 아이패드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단연코 업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패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큰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판매량과 매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매출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애플의 2024회계연도 2분기(1~3월) 아이패드 매출은 55억5900만달러(약 7조62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떨어졌다. 이와 함께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이 10.4% 감소하면서 전사 매출은 4.3% 감소한 907억5000만달러(약 124조4200억원)로 집계됐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태블릿PC 시장 점유율은 애플 아이패드가 40%, 삼성 갤럭시탭이 19%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