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월) 두바이 핀테크 서밋에서 '글로벌 경제 혁신허브-서울'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서울시
6일(월) 두바이 핀테크 서밋에서 '글로벌 경제 혁신허브-서울'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중동의 금융권 박람회에서 “2030년까지 서울을 전 세계 5위 안에 드는 글로벌 금융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6일 낮 12시(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주메이라 리조트에서 열린 금융 박람회 ‘두바이 핀테크 서밋’(Dubai Fintech Summit·DFS)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혁신 허브, 서울’을 주제로 시정에 도입한 금융 정책을 소개하고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두바이 핀테크 서밋은 전통 금융산업 그리고 기술과 금융을 결합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한 곳에 모인 행사다. 올해로 2회째다. UAE가 글로벌 금융허브 설립을 목표로 2004년 출범시킨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가 주관한다. 올해는 미국 나스닥 최초의 여성 CEO인 아데나 프리드먼, 크피르 고드리치 블랙록 CEO 등 100여개국 200여개 사 8000여명이 참가했다.

국제 금융도시 경쟁력 10위→ 5위

6일(월) 두바이의 부통치자겸 UAE 부총리인 셰이크 막툼 빈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과 대화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서울시
6일(월) 두바이의 부통치자겸 UAE 부총리인 셰이크 막툼 빈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과 대화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서울시
오 시장의 이번 방문은 2년 전 DIFC 이노베이션 허브와 서울 핀테크랩이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성사됐다. 오 시장은 기조연설에 앞서 두바이의 부통치자겸 UAE 부총리인 셰이크 막툼 빈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을 만났다. 알 막툼 부통치자는 “UAE는 한국하고 굉장히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고 모든 도시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설을 통해 오 시장은 기술로 시민들의 일상을 혁신한 사례를 공유했다. 지난 1월 출시한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와 시민들의 건강관리를 도와주고 미션 수행 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손목닥터9988’ 등이다.

영국의 금융 컨설팅 회사 지옌이 매년 발표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기준 서울은 지난해 10위에 올랐다. 2007년 43위에서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오 시장은 설명했다. 그는 “세계 1위의 ICT 인프라와 과도한 규제 완화, 여의도 금융클러스터 조성 노력 등의 영향이 컸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여기서 안주하기 싫다”고 강조했다. 그는 "목표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5 금융 중심지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여의도 등에 외국인 주거시설·학교를 확대하고 병원 마트 등 모든 곳에서 편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영어친화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디지털자산 생태계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앞서 서울시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디지털금융허브 및 가상자산 정책토론회’를 지난 2일 개최한 바 있다. 오 시장은 “블록체인
관련 현재 최대 화두는 가상자산인 만큼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12개 기업 참여한 '서울기업관'

6일(월) 두바이 핀테크 서밋에 마련된 서울기업관에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서울시
6일(월) 두바이 핀테크 서밋에 마련된 서울기업관에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서울시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경제진흥원, 서울투자청(인베스트서울)등의 지원을 받아온 12개 기업도 이번 박람회에 참가했다. 중동을 비롯해 전 세계 큰 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및 시제품을 선보이고 현지 투자자 대상 기업 홍보활동(IR)도 진행했다.

신속한 해외 송금을 지원하는 ‘모인’과 모바일 여권 플랫폼 '트립패스'를 개발한 ‘로드시스템’은 두바이 핀테크서밋의 주요 프로그램인 전 세계 핀테크 기업 경연대회 ‘핀테크 월드컵’에 참여해 우수한 기술을 인정받았다. 아부다비 공항에서 도심까지 이어지는 14㎞ 구간에서 자율주행 솔루션인 C-ITS를 실증해보게 된 '아우토크립트'도 부스를 마련했다.

5성급 호텔에 DX 솔루션을 제공하는 H2O호스피탈리티의 이웅희 대표는 “중동 시장에 자본이 몰리고 있는 만큼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지역에 집중하기 위해 6개월 전 아부다비로 이사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 무대로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직접 영업사원으로 뛰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두바이 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에 따르면 서울 유망기업에 대한 투자와 중동 지역 진출 지원 등을 약속받았다. 서울시는 두바이 상공회의소의 서울사무소 개소 등을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두바이=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