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재고에 OPEC 증산 가능성까지[오늘의 유가]
세계 주요국 전망치보다 일평균 110만배럴 '넉넉'
"중동 위험에 내성 갖게된 원유 시장"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가 석유 수출국(OPEC)플러스의 증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10달러(0.13%) 하락한 배럴당 78.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7월 인도 브렌트유 가격은 0.17달러(0.2%) 하락한 배럴당 83.1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3월 중순 이후 최저치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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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협정이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전쟁 위험이 불거지지는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급 우려가 완화될 조짐으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원유 시장 참가자는 로이터통신에 "지난주 미국의 원유 및 연료 재고가 급증했다는 미국석유협회(API)의 데이터 발표 이후 가격이 더 하락했다"고 말했다.

당시 데이터가 전문가 예측을 벗어나 시장 충격이 더 컸다는 평가다. 미즈호의 애널리스트인 로버트 야우거는 "EIA 데이터가 정유 공장으로 들어가는 원유의 양이 감소(원유 재고가 증가)한다면, 이것은 원유 시장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름 휴가철 운전 등의 성수기를 앞두고 여 원유 재고가 감소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원유 수요 둔화세 지적했다.

에너지 중개업체 스톤X가 현재 전 세계 재고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원유 및 석유 공급량이 선진국 정부들의 예측치보다 하루 평균 110만 배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톤X의 애널리스트 알렉스 호데스는 "글로벌 재고는 여전히 구축 단계에 있으며 최근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올해 세계 석유 및 액체 연료 생산량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수요 전망치를 낮췄다. 공급 부족을 보였던 이전 전망과 달리 공급이 풍부한 시장을 전망했다. 시장은 EIA의 미국 원유 재고 관련 공식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넉넉한 재고에 OPEC 증산 가능성까지[오늘의 유가]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OPEC+가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OPEC+가 2분기 이후에도 일평균 220만 배럴의 감산 규모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액티브트레이드의 리카도 에반겔리스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원유 거래자들은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글로벌 석유 공급을 방해할 가능성에 좀 더 내성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