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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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상장지수증권(ETN)이 불기둥을 뿜고 있다. 중국이 인프라 투자에 나서며 철광석 수요가 증가한데다 가격이 반등한 덕이다. 주요 철광석 업체가 출하량을 줄인 점도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철광석 가격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신 2X 철광석 선물 ETN(H)'은 최근 1개월(4월8일~5월8일) 간 42.73% 급등했다. 국내 상장된 368개 ETN 중 상승률 1위다. 한 달 전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427만원(세전)을 벌어들인 셈이다. 2위 'KB 레버리지 밀 선물 ETN'(30.38%)과의 수익률 차이도 12%포인트(p)에 달한다.

대신 2X 철광석 선물 ETN(H)은 철광석 가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가 발표하는 'iEdge SGX Iron Ore Futures Leverage (2X) Index (Total Return)'를 추종한다. SGX에서 거래되는 철광석 선물 가격이 상승할 때, 일간 상승률의 2배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상품명에 '(H)'가 붙어 환헤지형인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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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은 상승중이다. 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t당 117.4달러를 기록했다. 4월 5일 기록했던 t당 100.36달러에 비해 17%가량 상승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며 값이 뛰었다. 주요 철광석 생산업체의 1분기 생산량은 작년 4분기에 비해 줄었다. 업체별로 보면 인 발레(Vale)의 1분기 생산량은 7080만t으로 전분기 대비 20.8% 감소했다. 포테스큐(Foretescue), 리오틴토(Rio Tinto)의 생산량도 전 분기에 비해 15.3%, 10.2% 감소했다.

수요는 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올해 도시·인프라·교육·의료·교통 등 7대 분야의 설비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25% 이상 늘린다고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7%에서 4.9%로 높였다. 대규모 재정 부양책과 인프라 투자, 외부 수요 강화 등 중국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으로 성장세가 강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산업용 금속의 대표 주자인 철광석은 경기에 민감하다.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다만 철광석 가격 상승세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철광석 공급이 다시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평균 철광석 가격을 t당 90~100달러로 전망했다. 현재보다 최대 23.3% 낮은 수준이다.

이 증권사 이유진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철광석 가격 하락 압력이 더 큰 상황"이라며 "주요 철광석 생산업체는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BHP는 2025년 이후 연간 생산량을 3억3000만t으로 늘릴 계획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BHP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다. 올해 생산량 목표치는 최대 2억6450만t인데, 회사 발표대로면 내년 생산량은 24.7% 늘어날 전망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