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암호화폐 거래만 발전…웹3 시대 킬러앱 등장 언제쯤? [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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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산업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인프라의 발전과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서로 상호작용 하면서 발전해왔다. 1970년대초 이메일의 등장은 인터넷 프로토콜인 이더넷과 TCP/IP의 발전을 촉진시켰고, 이는 다시 아마존과 이베이 같은 온라인 서비스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온라인 서비스의 성공은 더 손쉬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출현을 이끌었고, 클라우드 서비스는 스타트업의 초기 서비스 구축 비용을 낮춰 페이스북, 우버, 인스타그램과 같은 혁신적인 웹과 모바일 서비스들의 등장을 촉진시켰다.
블록체인 기술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경로를 따라 발전해 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초기 블록체인 인프라의 등장은 크립토키티와 같은 탈중앙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이어졌고, 크립토키티가 겪은 확장성 이슈는 더 빠르고 저렴한 블록체인 인프라들의 등장을 촉진시켰다. 대표적으로 솔라나와 아발란체가 그 후발 인프라 주자들로서 이더리움 대비 수백배~수천배에 달하는 처리 속도를 자랑한다.
인프라 성능이 개선되자 그 위에서 Defi, NFT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탄생이 가능했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은 다시 한 번 여러 이더리움 L2 및 신규 메인넷의 등장으로 이어지며 인프라 발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렇게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인프라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2024년 현재 그 상호작용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21년 Defi와 NFT 붐이 사그라들었고, 소수의 얼리어답터가 아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어플리케이션은 등장하지 못했다. 웹3는 대중화(Mass Adoption)라는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디젠으로 불리는 소수의 얼리어답터들의 놀이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프라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수많은 블록체인 인프라가 매번 새롭게 등장하고 있고,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마치 고가도로와 지하터널이 완비된 8차선 도로에 차량이 거의 없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이제는 옆동네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주목받고 성장하고 있는 AI 기술도 사용자가 선택하는 GPT라는 서비스가 나타나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AI 기술을 대중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편의를 느끼는데는 ChatGPT라는 킬러앱의 역할이 지대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를 볼 때, 웹3 업계도 다시 한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웹3 업계의 어플리케이션을 주도하는 두 가지 축은 대기업과 신생 Web3 스타트업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신생 스타트업들보다는 대기업들이 Web3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아무래도 카카오의 클레이튼이 초기에 큰 관심을 끌었고,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이 유저수와 매출을 크게 늘리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이후 많은 엔터프라이즈들이 관심을 갖고 산업에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후 출시된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와 게임들 대다수는 큰 이목을 끌지 못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웹3 요소 자체를 신규 유저를 유입시켜줄 요술 방망이로 바라보고 접근하거나, 과거에 수명을 다한 서비스를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이미 수명을 다한 게임 IP에 웹3 요소를 접목해 게임을 살리려는 시도를 들 수 있다. 물론 토큰 분배, NFT 발행과 같은 웹3 요소를 통해 일시적으로 사용자를 유입시키는데는 성공하였으나, 서비스로서 수명을 다한 만큼 유저들을 지속시키는데는 실패한 케이스들이 대부분이었다.
웹3를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잘 운영되는 사업을 재해석하고 확장하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해당 관점에서 넥슨이 준비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블록체인 버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흥미로운 케이스다. 이미 수십년 동안 성장해 온 메이플스토리라는 IP를 단순 게임이 아닌 플랫폼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웹3 요소는 1) 토큰분배를 통해 크리에이터에 대한 투명한 보상 체계 확립 2) 오픈 생태계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다른 IP와의 생태계 호환을 들 수 있다. 특히 기존 게임 산업에서 보상이 없음에도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보상체계를 확립하는 것은 확실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어 보인다. 또한, 콘텐츠 IP에 명확한 경계가 없는 블록체인의 특성 상 다양한 생태계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하여 더 풍부한 컨텐츠 제공을 꾀했다. 예를 들면 나이키 NFT를 보유한 유저가 해당 NFT를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장화)로 착용하는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게임사가 퀘스트, 던전과 같은 컨텐츠를 자체적으로 제공한다면, 그 수에 한계가 있는데 이를 웹3 요소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할 유인을 만들고, 오픈 생태계를 지향하여 해결하려고 했다.
한국의 가상자산 생태계는 원화가 1분기 가상자산 거래액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거래소 트레이딩 위주로 성장해왔다. 거래량은 1등이지만 블록체인 개발자의 부족과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비즈니스 참여 제한, 블록체인 게임의 국내 출시 어려움 등으로 웹3 생태계가 충분히 조성되지 못한 채 머물러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Web3 프로젝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프로젝트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슨과 같은 국내 대기업들이 웹3를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업계 선두 기업들이 도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들 중 성공적인 서비스가 나온다면 이는 산업 전반에 웹3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제는 대중에게 사랑 받는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할 차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결국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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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산업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인프라의 발전과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서로 상호작용 하면서 발전해왔다. 1970년대초 이메일의 등장은 인터넷 프로토콜인 이더넷과 TCP/IP의 발전을 촉진시켰고, 이는 다시 아마존과 이베이 같은 온라인 서비스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온라인 서비스의 성공은 더 손쉬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출현을 이끌었고, 클라우드 서비스는 스타트업의 초기 서비스 구축 비용을 낮춰 페이스북, 우버, 인스타그램과 같은 혁신적인 웹과 모바일 서비스들의 등장을 촉진시켰다.
블록체인 기술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경로를 따라 발전해 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초기 블록체인 인프라의 등장은 크립토키티와 같은 탈중앙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이어졌고, 크립토키티가 겪은 확장성 이슈는 더 빠르고 저렴한 블록체인 인프라들의 등장을 촉진시켰다. 대표적으로 솔라나와 아발란체가 그 후발 인프라 주자들로서 이더리움 대비 수백배~수천배에 달하는 처리 속도를 자랑한다.
인프라 성능이 개선되자 그 위에서 Defi, NFT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탄생이 가능했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은 다시 한 번 여러 이더리움 L2 및 신규 메인넷의 등장으로 이어지며 인프라 발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렇게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인프라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2024년 현재 그 상호작용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21년 Defi와 NFT 붐이 사그라들었고, 소수의 얼리어답터가 아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어플리케이션은 등장하지 못했다. 웹3는 대중화(Mass Adoption)라는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디젠으로 불리는 소수의 얼리어답터들의 놀이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프라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수많은 블록체인 인프라가 매번 새롭게 등장하고 있고,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마치 고가도로와 지하터널이 완비된 8차선 도로에 차량이 거의 없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이제는 옆동네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주목받고 성장하고 있는 AI 기술도 사용자가 선택하는 GPT라는 서비스가 나타나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AI 기술을 대중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편의를 느끼는데는 ChatGPT라는 킬러앱의 역할이 지대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를 볼 때, 웹3 업계도 다시 한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웹3 업계의 어플리케이션을 주도하는 두 가지 축은 대기업과 신생 Web3 스타트업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신생 스타트업들보다는 대기업들이 Web3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아무래도 카카오의 클레이튼이 초기에 큰 관심을 끌었고,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이 유저수와 매출을 크게 늘리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이후 많은 엔터프라이즈들이 관심을 갖고 산업에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후 출시된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와 게임들 대다수는 큰 이목을 끌지 못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웹3 요소 자체를 신규 유저를 유입시켜줄 요술 방망이로 바라보고 접근하거나, 과거에 수명을 다한 서비스를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이미 수명을 다한 게임 IP에 웹3 요소를 접목해 게임을 살리려는 시도를 들 수 있다. 물론 토큰 분배, NFT 발행과 같은 웹3 요소를 통해 일시적으로 사용자를 유입시키는데는 성공하였으나, 서비스로서 수명을 다한 만큼 유저들을 지속시키는데는 실패한 케이스들이 대부분이었다.
웹3를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잘 운영되는 사업을 재해석하고 확장하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해당 관점에서 넥슨이 준비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블록체인 버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흥미로운 케이스다. 이미 수십년 동안 성장해 온 메이플스토리라는 IP를 단순 게임이 아닌 플랫폼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웹3 요소는 1) 토큰분배를 통해 크리에이터에 대한 투명한 보상 체계 확립 2) 오픈 생태계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다른 IP와의 생태계 호환을 들 수 있다. 특히 기존 게임 산업에서 보상이 없음에도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보상체계를 확립하는 것은 확실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어 보인다. 또한, 콘텐츠 IP에 명확한 경계가 없는 블록체인의 특성 상 다양한 생태계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하여 더 풍부한 컨텐츠 제공을 꾀했다. 예를 들면 나이키 NFT를 보유한 유저가 해당 NFT를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장화)로 착용하는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게임사가 퀘스트, 던전과 같은 컨텐츠를 자체적으로 제공한다면, 그 수에 한계가 있는데 이를 웹3 요소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할 유인을 만들고, 오픈 생태계를 지향하여 해결하려고 했다.
한국의 가상자산 생태계는 원화가 1분기 가상자산 거래액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거래소 트레이딩 위주로 성장해왔다. 거래량은 1등이지만 블록체인 개발자의 부족과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비즈니스 참여 제한, 블록체인 게임의 국내 출시 어려움 등으로 웹3 생태계가 충분히 조성되지 못한 채 머물러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Web3 프로젝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프로젝트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슨과 같은 국내 대기업들이 웹3를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업계 선두 기업들이 도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들 중 성공적인 서비스가 나온다면 이는 산업 전반에 웹3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제는 대중에게 사랑 받는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할 차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결국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크로스앵글은…
크로스앵글은 크립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쟁글' 운영사다. 쟁글은 글로벌 가상자산 공시, 평가와 더불어 정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 산업의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해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