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지난달 문을 연 서울 '홍대타운점' 입구를 외국인 고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CJ올리브영이 지난달 문을 연 서울 '홍대타운점' 입구를 외국인 고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한국과 일본, 중국의 황금연휴 기간(한·중·일 슈퍼 골든위크)이었던 지난 5월 첫째주에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CJ올리브영 매장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K뷰티 성지’인 올리브영을 대거 방문하면서 입점한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들은 덩달아 '골든위크 특수'를 누렸다.

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이 ‘글로벌 관광상권’으로 관리하는 서울 명동·홍대·동대문·강남 등을 비롯해 인천, 부산, 제주 등 지역 60여개점의 5월 1주(4월 29일~5월 5일)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21% 급증했다.

특히 올리브영의 명동 상권 내 6개점은 167%, 홍대 7개점은 409%, 제주 연동 4개점은 510%씩 매출이 늘었다.

올리브영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몰인 ‘올리브영 글로벌몰’ 매출도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이런 결과는 일본의 골든위크(4월 27일~5월 5일)와 중국 노동절 연휴(5월 1일~5월 5일)가 겹치면서 방한 관광객이 대거 올리브영을 방문한 효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중국인 관광객이 각각 10만 명, 8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의 경우 그랜드하얏트제주를 비롯한 주요 호텔들이 일찌감치 만실을 기록하는 등 개장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CJ올리브영 홍대타운점 2층에 위치한 프래그런스바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향수 시향을 하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CJ올리브영 홍대타운점 2층에 위치한 프래그런스바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향수 시향을 하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슈퍼 골든위크 기간 올리브영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성능을 갖춘 스킨케어와 선케어 카테고리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고기능성 스킨케어 브랜드인 바이오힐보의 ‘프로바이오덤 3D 리프팅크림’, 올리브영이 육성 중인 스킨케어 브랜드 토리든의 ‘다이브인 세럼’과 ‘저분자 히알루론산 마스크’, 라운드랩의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 등이 대표적이다.

스낵과 헤어케어, 구강케어 등 국내 브랜드 제품들도 판매량이 늘었다. 딜라이트프로젝트의 베이글칩 시리즈, 헤어케어 브랜드 어노브의 ‘실크 에센스’ ‘딥 데미지 트리트먼트’, 구강케어 브랜드 뷰센의 ‘뉴28 치아미백제’ 등이다.

올리브영이 코로나 팬데믹 종료 이후 주요 관광 상권 매장을 대형화하고 외국인을 위한 쇼핑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최대 규모 플래그십 매장인 ‘명동타운점’을 최초의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해 개장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2030 방문 비중이 높은 홍대 상권에 영업면적 2위인 ‘홍대타운점’을 새로 열었다.
CJ올리브영 명동타운 직원이 휴대용 번역기를 활용해 외국인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 모습/ CJ올리브영 제공
CJ올리브영 명동타운 직원이 휴대용 번역기를 활용해 외국인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 모습/ CJ올리브영 제공
또 글로벌 관광상권 매장에는 상품명을 영문으로도 병기하는 전자라벨을 적용했다. 오프라인 전 매장에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등 16개 언어가 지원되는 외국어 번역기를 도입했다. 한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글로벌몰에 가입할 수 있도록 안내해 귀국한 뒤에도 K뷰티 상품을 꾸준히 구입하도록 ‘글로벌 옴니채널’을 구축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K뷰티 브랜드가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상품화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은 좋다는 인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한국 대표 뷰티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올리브영을 찾는 방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