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조단위’ 기업이 상장 첫날 9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건 두산로보틱스(97%) 후 8개월 만이다.

HD현대마린, 첫날 '따블'…시총 7조원 안착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 첫날 공모가 8만3400원 대비 96.52% 상승한 16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에서 7조285억원으로 치솟았다. 이날 HD현대마린솔루션의 거래대금은 2조100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10조원)의 20%에 달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장 초반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에 주춤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 수의 19.23%인 454만6273주(3791억원)다. 이 가운데 상장일 매각 가능한 물량 중 43.05%(195만7267주)는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장 초반 개인 및 해외 기관투자가의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률이 40%대에 머물렀다. 외국인 투자자는 상장 직후 약 1198억원을 처분하며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하지만 오후부터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장중 한때 99.16% 상승률로 16만61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국내 기관은 이날 1723억원어치를 매수했다.

국내 투자자는 상장 후 HD현대마린솔루션이 코스피200에 편입돼 패시브 펀드 자금이 유입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기관투자가 중 92.1%가 15일 이상 의무보유하겠다는 의무보유확약을 맺은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에 성공하면서 케이뱅크(3조~4조원)와 시프트업(2조~3조원), SGI서울보증(2조~3조원), DN솔루션즈(3조~4조원) 등 조단위 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다만 ‘공모주 훈풍’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4~5월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첫날 수익률은 연초 대비 높지 않았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민테크는 상장 첫날 22.67% 수익률을 기록했고, 제일엠앤에스는 22.73%, 디앤디파마텍은 10.6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초 우진엔텍현대힘스 등이 공모가 대비 300% 상승해 ‘따따블’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