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I-LAND2 : N/a'(이하 아이랜드2) 제작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I-LAND2 : N/a'(이하 아이랜드2) 제작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표 딸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사내 공지문이 공개돼 '직장 내 갑질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Mnet '아이-랜드2:N/a'(이하 '아이랜드2') 갑질 사건'이라는 키워드로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연습생을 합격시키기 위해 연습생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직원들이 동원되고 있다는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과 함께 공개된 이미지에는 '[총무부] 임직원 긴급공지'라는 제목으로 "존경하는 대표님의 장녀 *** 양이 Mnet에서 방영되는 '아이랜드2'에 출연 중"이라며 "임직원분들께서는 *** 양의 원활한 방송 진행을 위해 오디션 투표 참여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자세한 방법이 안내됐다.

또 다른 이미지에는 "중소기업 첫 입사인데 대표님 가족, 지인들 사업 관련해서 공구 메시지나 따님분 홍보 메시지가 계속 온다"며 "회사 탕비실엔 홍보랍시고 '아이랜드2' 주제곡을 크게 틀어놓는데 근무 중에 너무 거슬린다"는 호소가 담겨 있었다. 그러면서 "다른 회사에서도 저 프로그램 관련해서 말이 있던데, 우리 회사 직원들도 저것(투표 강요) 때문에 말이 많았고, 심지어 휴일에도 같은 내용의 메일이 계속 온다"며 "남의 가족 일은 하나도 안 궁금한데, 계속 오는 게 스트레스"라고 적으며 지난 5일 어린이날에 온 메일을 인증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A대리점 *** 사장의 자녀 *** 양이 '아이랜드2'에 출연하고 있다"며 "임직원분들께서는 *** 양의 데뷔를 위해 오디션 투표 참여를 부탁드린다"는 공지문도 공개됐다.

'아이랜드2'는 CJ ENM이 빅뱅, 2NE1, 블랙핑크 등의 프로듀서로 이름이 알려진 테디와 손잡고 내놓은 Mnet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아이랜드' 시즌1으로 결성된 엔하이픈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4월 18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아이랜드2'는 CJ ENM 자회사 웨이크원 소속 연습생 24명이 출연해 3000평 규모의 전용 세트장에서 진행되는 파트1에서 경쟁을 펼친다. 이후 최종 12인이 무대에 올라 현장 방청과 함께 진행되는 파트2에 돌입한 후 최종 데뷔 멤버가 결정된다.

투표만으로 합격자가 결정되는 건 아니지만, 데뷔조 합류의 결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파트 1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글로벌 팬 투표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벌써 공식 플랫폼 앱을 통해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투표를 통해 제작진은 각 연습생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율을 파악할 수 있고, 이 부분이 방송에 반영될 수 있다. 또한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서포트 이벤트를 운영하면서 서포트 100%를 달성한 지원자들의 이름으로 푸드트럭을 촬영 현장에 제공하기로 했다.

투표율이 '팬심의 바로미터'로 작용되기 때문에 '아이랜드2' 제작진도 투표의 공정성에 대해 강조해 왔다.

지난달 18일 첫 방송에서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투표 시스템'의 집계부터 결과 산출까지 투표와 관련된 과정에서 제작진의 투표 조작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부 전문 기관인 '삼일PwC'의 검증을 거친다"며 "'아이랜드2' 제작진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