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중독'에 빠진 사회… 해결책 없는 게 걱정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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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중독
롤란드 파울센 지음
배명자 옮김 / 복복서가
452쪽│1만9500원
롤란드 파울센 지음
배명자 옮김 / 복복서가
452쪽│1만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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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걱정 중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들이 현대인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론 풍요로워졌지만, 오히려 전반적인 '정신 건강'은 퇴보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머릿속은 보기보다 복잡했다. '투자에 실패하면 어떡하지?' '애인과 헤어지면 어떡하지?' '내가 던진 돌멩이가 극심한 환경파괴로 이어지면 어떡하지?' 전체 유럽인의 3분의 1 이상이 이러한 강박장애(OCD)에 가까운 망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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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은 게 때로는 독이 됐다. 저자는 미국의 한 기업의 사례를 예로 든다. 이 회사는 직원들한테 임금은 근무시간 단축을 제안했다. 월급은 그대로 두고 파트타임이나 재택근무 등 선택지를 제공했다. 그런데 이 제안을 받아들인 직원은 전체 2만1000명 중 53명에 불과했다. 저자는 그 이유로 "불확실성과 무한한 선택지를 견대지 못하는 현대인의 특성"을 든다.
책은 보통 자기계발서들이 내놓는 '걱정하는 당신이 걱정된다면, 걱정하기를 중단하라'라는 식으로 조언하지 않는다. 걱정을 우리 사회의 뉴노멀로 받아들이고 걱정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가 50쪽에 걸쳐 장황하게 풀어놓은 해법을 요약하면 "무지와 두려움을 자각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정도다.
현대인의 걱정이 이처럼 마음 먹은 대로 손쉽게 해결되면 얼마나 좋겠나. 저자가 제시한 해결책이 다소 공허하게 들리는 게 걱정이다.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