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차량용 열관리 분야 글로벌 2위 기업인 한온시스템을 인수한다고 지난 3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발표 직후 두 회사 주가가 모두 급락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시장의 평가와 회사 측 해명에 대해 산업부 강미선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강 기자, 인수 발표 이후 시장의 반응이 냉혹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한국타이어는 사모펀드(PE) 운용사 한앤컴퍼니 지분 25%를 사들이고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2.2%를 인수한다고 지난 3일 저녁 결정했는데요.

인수 결정 발표 후 이번 주부터 주가가 27% 가까이 떨어지다 어제부터 안정세를 찾은 모습입니다.

시장의 평가는 크게 3가지입니다. 당장 인수자금 조달이 큰 문제입니다.

한온시스템의 인수자금은 1조 7,330억원대로 한국타이어 역사상 가장 큰 인수합병입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가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해외법인 등을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 3,331억원에 불과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1조4,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인가요?

<기자>

결국 외부 차입이 불가피한 데 회사채 발행이 가장 유력합니다. 아직 발행 비중은 정해지지 않았고 본계약 체결 후 윤곽이 잡힐 전망입니다.

고금리 상황에서 조 단위 자금을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어서 금융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을 시장에선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다행히 회사채 발행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용등급은 높은 편입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인수 발표 이후 한국타이어와 관련해 신용등급(AA/안정적)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을 내놨는데요.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말 기준 해외법인 포함 순현금 1조 6,147억원을 보유해 한온시스템의 인수가액(1조7,330억원)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1조 6,000억원 규모는 앞에서 말한 별도기준 3,331억원에 해외법인 보유분까지 모두 포함한 현금성 자산을 말합니다.

<앵커>

한온시스템을 비싸게 인수한다는 시각도 있지요?

<기자>

두 번째로는 고가 인수 논란입니다. 현재 한온시스템의 주가는 5,600원대인데 한국타이어의 인수가는 1주당 8,726원으로 현재 시장가보다 50%가량 높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야 하고 무엇보다 10년 동안 한온시스템 지분 19.5%를 보유하면서 회사의 가치와 잠재력을 믿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10년 전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을 1주당 1만200원주고 샀는데, 그동안 한온시스템 매출이 2배 가까이 뛰어 비싸게 산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사인 한앤컴퍼니가 코로나 기간 팔 기회를 놓쳤고, 한국타이어와 그동안 수년간 협상해 왔다고 보고 있는데요.

한국타이어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자금 여력이 있는 지금, 한온시스템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타이밍을 잡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앵커>

인수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 시너지 입니다. 시장에선 과연 사업 시너지가 있나라고 의문을 표시하는데요.

<기자>

한국타이어는 타이어회사고, 한온시스템은 차량용 열관리 공조(에어컨 및 히터) 분야 글로벌 2위 회사입니다. 쉽게 말해 자동차에 들어가는 냉난방 장치를 만들어 공급하는 곳인데요.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로 얻을 수 있는 시너지는 신차에 타이어와 에어컨 히터를 함께 공급하는 정도 라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가 박합니다.

특히 타이어 시장에서 교체용이 훨씬 크고 신차용(OE) 타이어 판매 비중은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요.

하지만 대규모 인수합병은 중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완성차업체들의 부품 모듈화 통합 트렌드를 주목해야 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하는데요.

즉, 완성차들이 수많은 부품을 여러 부품사에서 따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 한 부품사에서 모듈화해서 한번에 받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기존 타이어 고객사와 한온시스템 고객사는 거의 일치하고 있고요.

<앵커>

시장의 우려 3가지에 대한 회사 측 설명 들어봤습니다. 투자자들이 균형감 있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앞으로 인수 절차 어떻게 됩니까?

<기자>

회사 측은 올해 인수 종료가 목표라고 못 박았는데요. 회사 관계자는 "본계약 준비, 인수자금 조달, 기업 시너지 방안 등 다양한 사안을 내부서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계약금은 넣지 않았는데, 한국타이어 측의 인수 의지가 커 최종 거래 불발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강미선기자 msk524@wowtv.co.kr
타이어와 냉난방의 만남...한국타이어 "시너지 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