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롯데·한화 석화산업 구조재편 부담…신용도 저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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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크레딧 세미나…"신세계·CJ, 내수부진·경쟁심화에 재무부담 지속"
석유화학산업과 내수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당분간 지속되며 신용도 저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용평가사의 전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9일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에서 '2024 크레딧 세미나'를 개최하고 석유화학산업 장기불황과 국내 실물경기 하강 등에 따른 SK, LG, 롯데, 한화, 신세계, CJ 등 주요 그룹의 신용 리스크를 이같이 진단했다.
◇ "글로벌 석유화학 구조 재편…구조조정 본격화"
나신평은 과거 약 15년간 한국 석화산업을 이끌어온 대중국 수출의 회복이 불투명해지고 있어 산업 전체가 구조 개편에 맞닥뜨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서연 수석연구원은 "향후 노후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중심으로 회사 간 설비 통합, 유휴 설비의 매각, 가동 축소를 비롯한 사업 개편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라며 열위한 원료 경쟁력, 주요 시장 내 사업기반 약화, 높아진 국내 경쟁강도 등 때문에 사업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기업들은 경쟁력 저하에 대응하고자 정밀화학 제품에 투자를 진행하고 배터리 등 비석유화학 부문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나, 여기에는 막대한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석유화학사들은 투자자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기"라며 "외부 차입을 비롯해 보유 자산 매각이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다양한 형태의 자금조달이 이뤄지고 있으나 재무부담은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사업 재편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신규사업은 가시적인 수익창출에 시일이 필요하다"며 "재무부담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금 회수에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신용위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룹별 신용 이슈를 보면, SK그룹의 경우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첨단소재 분야 투자부담이 있어 이익창출력 대비 높은 채무 부담이 지속되겠으나, 올해 반도체 부문 호실적과 정유·통신·발전 부문의 안정적 이익창출력, 그룹 차원의 재무안정성 관리 기류에 그룹 신용위험은 작년보다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석유화학과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크게 저하된 LG그룹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연 9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며 재무부담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안수진 연구원은 "LG그룹 영업이익은 2018년 7조2천억원에서 2023년 5조6천억원으로 1조7천억원 감소했으나 그룹 전체 순차입금은 2018년 말 18조4천억원에서 2023년 말 36조9천억원으로 증가했다"며 "전자·통신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과 배터리 부문의 이익창출력 제고, 유상증자·자산매각 등 다양한 자금조달 등을 바탕으로 차입금 증가 수준을 조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신평은 석유화학 부문이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롯데그룹 역시 그룹 전체 순차입금이 증가(2021년 말 24조8천억원→2023년 말 34조2천억원)한 상황에서 유통·호텔 부문의 경쟁력 약화로 수익성 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문아영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투자와 동시에 부진사업 매각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 추진중이나 성과 여부와 시점이 불투명하다"며 롯데케미칼의 신용위험 확대는 그룹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부문과 태양광 부문의 실적 회복이 지연되겠으나, 방산·조선 부문의 수주 잔고 증가 등에 힘입어 그룹 전체의 실적을 보완할 것으로 봤다.
◇ "소비부진 장기화·내수산업 구조적 업황저하"
나신평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으로 민간소비 부진이 장기화하며, 이는 소매유통업 등 내수산업의 구조적 업황저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의 공격적 투자와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장 잠식 등 모객 경쟁이 심화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가 유통업체들에 재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성국 연구원은 신세계 그룹에 대해 "그룹 매출액 중 유통업 비중이 75%, 내수시장 비중이 90%로 집중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내수부진 장기화와 건설부문 사업기반 약화 등 주력 사업 관련 부정적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G마켓과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 등 대규모 투자 집행으로 2021년 이후 재무 레버리지가 상승했고 영업현금흐름 창출력 저하 등으로 과거보다 높은 재무부담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그룹은 과거 식품(제일제당), 유통(대한통운·올리브영·홈쇼핑), 미디어(ENM, CGV) 등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를 보유했으나 2017∼2023년 전 영역에서 해외 인수·합병(M&A)를 추진했다.
다만 미국 식품회사 슈완스와 미국 제작사 피프스시즌 인수 등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외부차입이 늘어났고, 2018년 이후 그룹의 채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석유화학산업과 내수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당분간 지속되며 신용도 저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용평가사의 전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9일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에서 '2024 크레딧 세미나'를 개최하고 석유화학산업 장기불황과 국내 실물경기 하강 등에 따른 SK, LG, 롯데, 한화, 신세계, CJ 등 주요 그룹의 신용 리스크를 이같이 진단했다.
◇ "글로벌 석유화학 구조 재편…구조조정 본격화"
나신평은 과거 약 15년간 한국 석화산업을 이끌어온 대중국 수출의 회복이 불투명해지고 있어 산업 전체가 구조 개편에 맞닥뜨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서연 수석연구원은 "향후 노후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중심으로 회사 간 설비 통합, 유휴 설비의 매각, 가동 축소를 비롯한 사업 개편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라며 열위한 원료 경쟁력, 주요 시장 내 사업기반 약화, 높아진 국내 경쟁강도 등 때문에 사업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기업들은 경쟁력 저하에 대응하고자 정밀화학 제품에 투자를 진행하고 배터리 등 비석유화학 부문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나, 여기에는 막대한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석유화학사들은 투자자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기"라며 "외부 차입을 비롯해 보유 자산 매각이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다양한 형태의 자금조달이 이뤄지고 있으나 재무부담은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사업 재편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신규사업은 가시적인 수익창출에 시일이 필요하다"며 "재무부담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금 회수에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신용위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룹별 신용 이슈를 보면, SK그룹의 경우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첨단소재 분야 투자부담이 있어 이익창출력 대비 높은 채무 부담이 지속되겠으나, 올해 반도체 부문 호실적과 정유·통신·발전 부문의 안정적 이익창출력, 그룹 차원의 재무안정성 관리 기류에 그룹 신용위험은 작년보다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석유화학과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크게 저하된 LG그룹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연 9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며 재무부담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안수진 연구원은 "LG그룹 영업이익은 2018년 7조2천억원에서 2023년 5조6천억원으로 1조7천억원 감소했으나 그룹 전체 순차입금은 2018년 말 18조4천억원에서 2023년 말 36조9천억원으로 증가했다"며 "전자·통신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과 배터리 부문의 이익창출력 제고, 유상증자·자산매각 등 다양한 자금조달 등을 바탕으로 차입금 증가 수준을 조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신평은 석유화학 부문이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롯데그룹 역시 그룹 전체 순차입금이 증가(2021년 말 24조8천억원→2023년 말 34조2천억원)한 상황에서 유통·호텔 부문의 경쟁력 약화로 수익성 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문아영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투자와 동시에 부진사업 매각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 추진중이나 성과 여부와 시점이 불투명하다"며 롯데케미칼의 신용위험 확대는 그룹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부문과 태양광 부문의 실적 회복이 지연되겠으나, 방산·조선 부문의 수주 잔고 증가 등에 힘입어 그룹 전체의 실적을 보완할 것으로 봤다.
◇ "소비부진 장기화·내수산업 구조적 업황저하"
나신평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으로 민간소비 부진이 장기화하며, 이는 소매유통업 등 내수산업의 구조적 업황저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의 공격적 투자와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장 잠식 등 모객 경쟁이 심화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가 유통업체들에 재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성국 연구원은 신세계 그룹에 대해 "그룹 매출액 중 유통업 비중이 75%, 내수시장 비중이 90%로 집중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내수부진 장기화와 건설부문 사업기반 약화 등 주력 사업 관련 부정적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G마켓과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 등 대규모 투자 집행으로 2021년 이후 재무 레버리지가 상승했고 영업현금흐름 창출력 저하 등으로 과거보다 높은 재무부담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그룹은 과거 식품(제일제당), 유통(대한통운·올리브영·홈쇼핑), 미디어(ENM, CGV) 등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를 보유했으나 2017∼2023년 전 영역에서 해외 인수·합병(M&A)를 추진했다.
다만 미국 식품회사 슈완스와 미국 제작사 피프스시즌 인수 등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외부차입이 늘어났고, 2018년 이후 그룹의 채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