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연금개혁 논의는 22대 국회로 넘기는 게 맞다"며 "임기 안에는 개혁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21대 국회에서의 개혁 논의엔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연금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급하게 하기보다 22대 국회에 넘겨 좀 더 충실하게 논의하고, 많은 국민들이 전문가 토론을 보고 연금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만들면 최소 70년을 끌고 가야 되는 계획인데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실적이나 성과로 조급하게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22대 국회로 넘기고, 다만 임기 안에는 (개혁안이) 확정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협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7일 주호영 연금특위위원장이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연금특위는 사실상 21대 활동을 종료하게 되는 상황이 왔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데 동의했지만 40%(2028년 기준)인 소득대체율은 각각 43%, 45%로 제시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기금 고갈로 인한 부담을 지는 미래세대를 위해 연금개혁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하지만 또다시 개혁이 미뤄지게 된 셈이다.

재정안정파를 중심으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22대 국회에서 새롭게 논의를 시작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달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진행한 시민대표단 조사에서 소득안정파가 지지한 개혁안(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공론화위 자문단에 참여했던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연금개혁 논의가 조급하게 이뤄지면 미래세대에 부담이 가는 방식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며 "22대 국회에선 정부가 비난을 받더라도 구체적인 개혁안을 내놓고 대통령은 책임을 지고 임기 내 연금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