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로 풀어낸 40년 보따리 여정, 파리에 거울왕국 지은 김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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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 작가’ 김수자, 파리 대표 미술관 피노컬렉션 전시
미술관에 메인 홀에 418개 거울 깐 대형작품 ‘호흡’ 선봬
달항아리처럼 두 공간을 연결, 파리 미술애호가 사로잡아
미술관에 메인 홀에 418개 거울 깐 대형작품 ‘호흡’ 선봬
달항아리처럼 두 공간을 연결, 파리 미술애호가 사로잡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사립미술관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 컬렉션(BdC)에 전시된 김수자의 달항아리. /유승목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666546.1.jpg)
파리 한복판에 달항아리처럼 둥근 우주가
유럽 예술의 중심지,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 거대한 달항아리가 자리 잡았다. 19세기 프레스코화가 수놓은 돔 천장에서 빛이 쏟아지면 바닥을 빈틈없이 뒤덮은 거울이 이를 반사해 발아래 또 다른 돔을 만들어낸다. 하늘과 바닥이 빛으로 조응하는 이 공간에 선 인간은 우주를 유영하듯 끊임없이 사유에 잠긴다. ‘보따리 작가’ 김수자(67)가 파리 부르스 드 코메르스(Bourse de Commerce·BdC)-피노 컬렉션 미술관에 펼쳐낸 무한한 우주다.
BdC는 파리 중심가 1구에 위치한 미술관이다.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같은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케링 그룹 창업주인 동시에 미술품 옥션 크리스티를 소유하고, 스스로가 1만여 점의 작품을 소장한 미술계 ‘큰 손’ 프랑수아 피노(88)가 세웠다. 18세기 곡물 거래소로 쓰였던 건물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리모델링해 2021년 문을 열었는데, 금세 파리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2일(현지시간) 찾은 프랑스 파리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 컬렉션(BdC) 로툰다홀에 설치된 '호흡'을 즐기는 관람객들의 모습. 관객들은 기대 앉거나 바닥에 눕는 관람 행위를 통해 퍼포머로 작품에 참여한다. /유승목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666517.1.jpg)
‘보따리 작가’ 김수자와 418개 거울
김수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존재감을 드러내 온 예술가다. 어머니와 이불보를 꿰매던 데서 영감을 얻은 ‘바느질’과 이주, 문화의 충돌과 만남, 삶과 죽음을 뜻하는 ‘보따리’를 정체성 삼은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1997년 색동 보따리를 트럭에 가득 싣고 11일간 이동하는 퍼포먼스로 글로벌 미술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자기 몸을 바늘에 비유해 세계 곳곳을 떠돌며 사람과 삶의 궤적들을 엮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사립미술관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 컬렉션(BdC) 로툰다홀에 설치된 '호흡'. 프레스코 천장화와 지붕의 원형 창문 속 하늘이 바닥의 거울에 비친다. /부르스 드 코메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666515.1.jpg)
안도 다다오의 사유와 공명하는 공간
직접 둘러본 호흡은 공백과 무한의 건축을 탐하는 안도 다다오의 사유와 공명하고 있었다. 노출 콘크리트 벽과 바닥의 거울, 천장의 프레스코화의 묘한 대치 속에서 파리지앵들은 벽에 기대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드러누워 바닥에 비친 하늘에 몰입하며 김수자가 비워낸 공간을 채웠다. 김수자는 이런 관람객들의 모습에도 크게 만족한 듯 “관람객들은 하늘과 땅 사이 직립해 시공간의 축으로 작용한다”면서 “그간 보따리 안에 쌌던 삶의 애환이 담긴 헌 옷처럼 이 건축적 보따리 안에 있는 사람들의 휴머니티(Humanity·인간성)는 그 자체로 퍼포먼스가 된다”고 했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 컬렉션(BdC)을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만난 김수자 작가가 쇼케이스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문체부](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666516.1.jpg)
※김수자 작가와의 인터뷰를 포함한 글 전문은 5월 27일 창간하는 아르떼 매거진에서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사립미술관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 컬렉션(BdC) 로툰다홀에 설치된 '호흡' 위에 선 김수자. /피노컬렉션](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666518.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