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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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영국 중앙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6차례 연속 연 5.25%로 동결하면서 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란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동결 7 대 인하 2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회의 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금리 인하 전에 물가 상승률이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2020년 무렵 물가가 급격히 오른 뒤 강력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 2021년 말 연 0.1%였던 기준금리를 14회 연속 올렸고 지난해 8월부터 연 5.25%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08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여름 금리인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는 게 외신들의 평가다. 금리 인하에 투표한 위원이 직전 회의보다 1명 늘어난 데다가 베일리 총재가 물가 하락세를 낙관하는 발언을 하면서다. 베일리 총재는 이날 "물가상승률에 대한 고무적인 소식이 있었고 물가상승률이 향후 두 달 내로 우리의 목표치인 2% 부근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에 투표한 위원들은 "통화정책 결정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시차가 있고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2년 10월 11.1%까지 치솟았던 영국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지난 3월 3.2%까지 떨어지며 진정세를 보였다.

여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다음 기준금리 결정일인 6월20일 전에 발표될 경제 지표들에 이목이 쏠린다. 영국 통계청은 오는 22일 4월 CPI를, 24일에는 4월 소매판매 통계를 발표한다.

영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 2일 미국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이르기까지 이전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베일리 총재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역학은 유럽과 미국이 다르다. 영국에서는 여전히 공급 충격, 전쟁 영향,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보고 있다"라며 영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영란은행 발표 직후 2년 만기 영국 국채 금리는 0.02%포인트 하락한 연 4.29%에 거래됐다. 영국 대표 주가지수인 FTSE100은 0.39% 오른 8386.9를 기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