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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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9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했다. 등급 전망도 기존과 동일한 ‘안정적’(stable) 평가를 내렸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반도체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2.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연례 신용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기존대로 유지했다. 한국은 무디스 신용평가에서 2015년 12월 Aa3에서 Aa2로 상향된 후 10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Aa2는 무디스 등급 중 세 번째로 높다. 한국은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등과 같은 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무디스는 “다변화되고 경쟁력 있는 경제와 기민한 정책 대응 및 강한 재정적 역량 등 긍정적 측면과 고령화 및 생산성 둔화, 대북 리스크 등 도전적 측면들을 두루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로 예상했다. 작년 11월 내놓은 전망치(2.0%)를 크게 웃돈다. 무디스는 “반도체 사이클 및 설비 투자가 회복되면서 올해 성장률이 2.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1분기에 예상을 웃도는 1.3%(전분기 대비)의 ‘깜짝 성장’을 기록한 결과가 반영됐다는 것이 기획재정부 설명이다.

무디스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한국의 지위는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혁신 역량과 경쟁력이 뒷받침한 결과라는 것이 무디스 평가다.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채무가 다른 선진국 대비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 역량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 및 사회복지 분야 지출 증가 등은 재정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등급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의 경제, 재정 및 결제 시스템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발표를 앞두고 무디스측과 잇따라 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신중범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이 앗시 쉐스 무디스 최고신용책임자(CCO)와 만나 한국 경제의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달 29일에는 화상 연례협의를 통해 한국의 경제 성과에 대해 설명하는 등 무디스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용평가사와의 대화 창구를 유지하며 한국의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을 적극 설명하는 등 대외신인도 제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