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사옥. 사진=한경DB
엘앤에프 사옥. 사진=한경DB
엘앤에프가 지난 1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이어갔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희망적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테슬라에 공급될 것으로 추측되는 4680(지름 46mm에 길이 80mm)배터리의 양극재 수주가 이뤄지면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서다.

엘앤에프는 지난 1분기 매출 6357억원, 영업손실 203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직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3% 줄었고, 영업손실은 이어졌다. 영업손실 규모는 컨센서스(1338억원)보다 대폭 많았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25% 늘었지만, 주요 금속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판매 가격이 20% 하락했다”며 “재고평가손실을 제외한 영업손실 규모도 1207억원으로, 직전분기의 305억원보다 커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엘앤에프가 올해 출하량 가이던스를 상향조정한 데 더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년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3~5% 성장을 점쳤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재고 축적 수요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는 데 따른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영업이익의 흑자전환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컨퍼런스콜에서의 엘앤에프 태도에 대해 “하이니켈 기술을 선도하고, 양·음극재 등 신규 사업으로의 확장성을 근거로 경영활동에 대한 톤을 상향했다”며 “국내 고객사의 4680 전지에 들어갈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연내 확정할 가능성, 신규 고객사 확보를 위한 수주 진행 상황 등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4680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받을 국내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공급할 4680배터리를 국내의 오창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의 프리미엄 양극재 기술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전체 전기차 시장의 수요 회복 속도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엘앤에프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스펙 하이니켈 양극재의 판매량 개선과 물량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며 “시장 관심이 양극재 저가 경쟁에 집중돼 있지만, 엘앤에프가 포지셔닝한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한다면 충분한 성장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