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본사 사옥 유동화도 검토…동남아 진출 준비 중"
"글로벌 콘솔 플랫폼사와 협업…기존 IP 콘솔화 추진"
엔씨 박병무 "삼성동 사옥 매각하고 플랫폼 수익화"(종합)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실적 악화 타개책으로 서울 삼성동의 옛 사옥 매각과 게임 플랫폼 '퍼플'의 수익화, 동남아 시장 진출 등 새로운 카드를 전격 공개했다.

박 대표는 10일 오전 진행된 엔씨소프트 1분기 실적발표에서 앞으로의 경영 전략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 대표는 "연내 삼성동 엔씨타워를 매각해 신사옥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추가 검토에 따라 현재 쓰고 있는 판교 R&D 센터도 자산 유동화를 거쳐 부동산 자산이 더는 늘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삼성물산,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존 판교R&D센터 인근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41번지 일대에 신사옥을 건립 중이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질의응답에서 관련 질문에 "신사옥은 토지 매입가격이 4천300억원 정도고, 2027년 완공 목표다.

이와 별개로 공사비는 5천800억원이 추가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삼성동 건물과 판교 R&D센터의 합산 장부가는 2천300억원이지만 시가는 1조원 정도로 생각한다.

그래서 자원 효율화를 통해 신규 공사비를 상쇄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기존에 자체 제작 게임을 서비스하던 플랫폼 퍼플(PURPLE)도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선다.

박 대표는 "퍼플은 현재 엔씨 게임만을 위한 플랫폼인데, 해외 트리플A(블록버스터급) 게임 2∼3개를 퍼플을 통해 론칭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엔씨 박병무 "삼성동 사옥 매각하고 플랫폼 수익화"(종합)
엔씨소프트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53만3천417주를 장내매수 방식으로 매입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980억9천538만6천300원, 취득 기간은 이달 10일부터 오는 8월 9일까지다.

박 대표는 "취득한 자사주 비율은 10% 정도가 될 것이고, 이는 향후 인수·합병(M&A)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향후 자사주 비율은 10%를 유지할 예정인데, 추가로 매입해 10%를 초과하는 부분은 소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작 게임 출시 계획과 해외 확장 계획도 비중 있게 언급됐다.

박 대표는 "올해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 TL 글로벌 버전은 예정대로 출시할 것을 약속드린다.

내년에는 아이온2, LLL, 프로젝트G 등을 론칭할 것을 확약해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에서 이미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받은 블레이드&소울2는 텐센트와 협력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하고 있으며 계획대로 연내 출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 CFO는 "4월 9일부터 사전 예약을 진행해 100만 명 정도가 몰렸고, 5월 9일부터 1차 비공개 베타테스트(CBT)에 들어갔다"며 "BM(수익모델)을 전면 수정하고 있고 자동 사냥도 제거했다.

콘텐츠 중심의 액션으로 성장하는 새로운 빌드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곧 발표되겠지만 동남아 유수 기업과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해 동남아 진출도 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리니지라이크(리니지류 게임)라는 용어로 대표되는 엔씨소프트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발 절차 개선과 다양한 플랫폼의 신작으로 개선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게임 리뷰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개발 기간이 너무 길어져 유저들의 트렌드를 맞추지 못했고, 사외 테스트를 거의 하지 않아 이용자 반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에 작년 말부터 좀 더 젊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리뷰 커뮤니티'를 신설하고, 개발 기간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엔씨 박병무 "삼성동 사옥 매각하고 플랫폼 수익화"(종합)
이어 "7∼8월 중에 구체적으로 발표하겠지만, 세계적인 콘솔 플랫폼 기업과 협업해 기존 IP를 콘솔로 개발하거나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엔씨 웨스트 산하의 아레나넷을 북미 전진 스튜디오로 키워나가고, 엔씨 아메리카는 퍼블리싱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 신뢰 회복에는 마케팅이나 홍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유저 친화적인 게임을 내는 게 우선"이라며 "앞으로 나올 배틀크러쉬와 BSS, 나중에 나올 아이온2나 LLL 등은 배틀패스(구매하면 진척도에 따라 보상을 주는 상품)나 치장용 아이템 판매 등의 BM으로 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사 발전을 위해서는 주주, 게임 이용자, 경영진 간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장르와 BM으로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는 '원 팀'으로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 시장 예측보다 더 높은 실적을 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끝맺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