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아내가 내치지 않으면 연극 계속할 것"…'맥베스'로 무대 복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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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맥베스' 기자간담회
배우 황정민이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황정민은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맥베스' 제작발표회에서 "저에겐 무대가 힐링"이라며 "이런 감정들 때문에 다시 연극을 하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스코틀랜드 국왕 맥베스의 일생을 다룬다. 황정민은 타이틀롤 맥베스 역을 맡았다.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인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황정민은 "'맥베스'는 한 마을의 영주였는데, 예언에 의해 '왕이 된다'는 현혹에 휩싸여 탐욕의 끝을 가는 인물"이라며 "쉽게 말하자면 구청장이었는데, 대통령이 되려는 인물이다"고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결국 자신의 무덤을 파고, 한 인간의 삶에 대해 말한다"며 "몇백년 전에 나온 이야기인데도 지금 봐도 재밌고, 셰익스피어라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현대적으로도 얘기할 수 있는지 대단하다. 그래서 우리 같은 예술 하는 사람들이 계속하게 되는 거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황정민의 연극은 2022년 '리차드3세' 이후 2년 만이다. 영화 '서울의 봄'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황정민이 다시 무대로 복귀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황정민은 연극 무대에 오른 이유에 대해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해왔다"며 "그만큼 함축된 작품"이라고 전했다. 이어 "셰익스피어라는 분이 활동할 때 극의 상연 시간이 3시간, 4시간인데 '맥베스'는 2시간"이라며 "그만큼 '글발'이 좋은 거고, 함축돼 있다는 뜻이다. 그걸 해석해보는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부분에 대해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그렇지만 연극을 하는 게 제 개인적으로는 힐링의 시간이다. 영화를 찍을 때도 행복하지만 또 다른 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을 할 땐 오롯이 배우로서 관객과 소통하며 힐링할 수 있고, 매회 다른 느낌을 받는다"며 "그래서 관객분들과 더 빨리 만나고 싶다"고 덧붙이며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맥베스'의 제작은 황정민의 소속사이자 아내가 운영하는 샘컴퍼니에서 맡았다. 지난 7일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수상 후 황정민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황정민에게 아내와 함께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묻자 "그땐 울컥 한 거지 운 건 아니다"며 "아침에 대판 싸워서 그런 얘기를 한 거다. 농담이다"고 정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정민은 "(아내는) 제 삶의 동반자이고, 가장 친한 친구"라며 "작품을 할 때 함께 얘기할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식으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얘기들을 할 때, 예술가의 얘기를 할 수 있다. 힘이 되고 용기가 생기게 된다"며 "연극은 샘컴퍼니 대표님이 저를 내치지 않는 이상 계속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맥베스의 아내 레이디 맥베스 역엔 김소진이 캐스팅됐다. 김소진은 "남편인 맥베스가 왕이 되길 욕망하는 역할"이라며 "그의 욕망을 일깨우고 부추기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맥베스의 동료이자 그의 자격지심을 자극하는 뱅코우 역은 송일국이 연기한다. 송일국은 "맥베스의 시기, 두려움으로 결국 살해당하는 역할"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너무 멋진 역할이라 부담이 크다. 살부터 열심히 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일국은 또 "이 극장이 제가 처음 연극 '햄릿'을 했던 곳"이라며 "연극을 끝내고 제가 펑펑 울었는데, 배우만 느끼는 감정들이 있다. 형용할 수 있는 뭔가가 있고, 발을 디디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영광이다"면서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연출자인 양정웅은 "이 배우들 모두 제가 팬인데, 특히 황정민 씨가 '맥베스'의 팬이라는 얘길 들었고 그래서 최적이라 판단했다"며 "김소진 배우는 다른 무대, 영화를 보며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왔다. 송일국은 제작사 대표님의 추천을 받았는데, 보는 순간 올곧음이 느껴져 단숨에 동의하게 됐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 "비주얼적으로 언어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이는데, 이번에 어떻게 하면 매 장면이 시그니처가 될 수 있을지도 연구하고 있다"며 "그런 장면 하나하나를 관객들이 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어 "장르로 치면 오컬트"라며 "마녀도 유령도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현대인들의 욕망의 하수구와 같은 모습을 표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극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전도연, 박해수 주연의 연극 '벚꽃동산'을 출연하고,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등 대가들이 출연하는 '햄릿'도 동시기에 상연된다. 이들과 경쟁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 황정민은 "경쟁이면 저희에겐 또 공부가 된다"며 "똑같이 셰익스피어가 썼지만, 다른 작품이라 많은 관객이 색다른 재미를 느낄 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황장민은 "뮤지컬은 활성화됐지만, 연극이 많진 않다"며 "그런데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고, 저도 선배님들의 고전극을 보고 자라며 배웠는데 요즘 고전극을 다시 찾아보려고 하니 많지 않더라. 그래서 저희가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연극 무대에 유명 배우들이 몰리는 분위기에 대해 "아마 다른 배우들도 저와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며 "연극, 드라마는 연극이 배우 본연의 예술에 가깝다. 오롯이 배우와 관객들이 만나는 것, 그로 느껴지는 감정들을 다른 배우들도 알기 때문에 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황정민은 또 "제가 허투루 하지 않는 이유가 학전"이라며 "김민기 선생님이 저희에게 '너희는 앞것, 자신은 뒷것'이라고 했다. 그런 겸손함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전을 얘기하면 마음이 아파 말 안 하려고 하고, 안 보려 하지만 그의 좋은 정신을 제가 계속 품고 있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봄' 이후 또 욕망의 화신을 연기한 부분에 대해 황정민은 "김성수 감독님이 '맥베스'를 보고 연구한 게 아닌가 싶다"며 "그래서 제가 '맥베스'한다고 하니 좋아하시면서 '꼭 보러오겠다'고 하셨는데,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제가 매료 된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엔 또 어떤 식으로 저에게 체득될지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황정민은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맥베스' 제작발표회에서 "저에겐 무대가 힐링"이라며 "이런 감정들 때문에 다시 연극을 하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스코틀랜드 국왕 맥베스의 일생을 다룬다. 황정민은 타이틀롤 맥베스 역을 맡았다.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인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황정민은 "'맥베스'는 한 마을의 영주였는데, 예언에 의해 '왕이 된다'는 현혹에 휩싸여 탐욕의 끝을 가는 인물"이라며 "쉽게 말하자면 구청장이었는데, 대통령이 되려는 인물이다"고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결국 자신의 무덤을 파고, 한 인간의 삶에 대해 말한다"며 "몇백년 전에 나온 이야기인데도 지금 봐도 재밌고, 셰익스피어라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현대적으로도 얘기할 수 있는지 대단하다. 그래서 우리 같은 예술 하는 사람들이 계속하게 되는 거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황정민의 연극은 2022년 '리차드3세' 이후 2년 만이다. 영화 '서울의 봄'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황정민이 다시 무대로 복귀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황정민은 연극 무대에 오른 이유에 대해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해왔다"며 "그만큼 함축된 작품"이라고 전했다. 이어 "셰익스피어라는 분이 활동할 때 극의 상연 시간이 3시간, 4시간인데 '맥베스'는 2시간"이라며 "그만큼 '글발'이 좋은 거고, 함축돼 있다는 뜻이다. 그걸 해석해보는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부분에 대해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그렇지만 연극을 하는 게 제 개인적으로는 힐링의 시간이다. 영화를 찍을 때도 행복하지만 또 다른 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을 할 땐 오롯이 배우로서 관객과 소통하며 힐링할 수 있고, 매회 다른 느낌을 받는다"며 "그래서 관객분들과 더 빨리 만나고 싶다"고 덧붙이며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맥베스'의 제작은 황정민의 소속사이자 아내가 운영하는 샘컴퍼니에서 맡았다. 지난 7일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수상 후 황정민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황정민에게 아내와 함께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묻자 "그땐 울컥 한 거지 운 건 아니다"며 "아침에 대판 싸워서 그런 얘기를 한 거다. 농담이다"고 정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정민은 "(아내는) 제 삶의 동반자이고, 가장 친한 친구"라며 "작품을 할 때 함께 얘기할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식으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얘기들을 할 때, 예술가의 얘기를 할 수 있다. 힘이 되고 용기가 생기게 된다"며 "연극은 샘컴퍼니 대표님이 저를 내치지 않는 이상 계속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맥베스의 아내 레이디 맥베스 역엔 김소진이 캐스팅됐다. 김소진은 "남편인 맥베스가 왕이 되길 욕망하는 역할"이라며 "그의 욕망을 일깨우고 부추기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맥베스의 동료이자 그의 자격지심을 자극하는 뱅코우 역은 송일국이 연기한다. 송일국은 "맥베스의 시기, 두려움으로 결국 살해당하는 역할"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너무 멋진 역할이라 부담이 크다. 살부터 열심히 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일국은 또 "이 극장이 제가 처음 연극 '햄릿'을 했던 곳"이라며 "연극을 끝내고 제가 펑펑 울었는데, 배우만 느끼는 감정들이 있다. 형용할 수 있는 뭔가가 있고, 발을 디디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영광이다"면서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연출자인 양정웅은 "이 배우들 모두 제가 팬인데, 특히 황정민 씨가 '맥베스'의 팬이라는 얘길 들었고 그래서 최적이라 판단했다"며 "김소진 배우는 다른 무대, 영화를 보며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왔다. 송일국은 제작사 대표님의 추천을 받았는데, 보는 순간 올곧음이 느껴져 단숨에 동의하게 됐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 "비주얼적으로 언어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이는데, 이번에 어떻게 하면 매 장면이 시그니처가 될 수 있을지도 연구하고 있다"며 "그런 장면 하나하나를 관객들이 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어 "장르로 치면 오컬트"라며 "마녀도 유령도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현대인들의 욕망의 하수구와 같은 모습을 표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극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전도연, 박해수 주연의 연극 '벚꽃동산'을 출연하고,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등 대가들이 출연하는 '햄릿'도 동시기에 상연된다. 이들과 경쟁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 황정민은 "경쟁이면 저희에겐 또 공부가 된다"며 "똑같이 셰익스피어가 썼지만, 다른 작품이라 많은 관객이 색다른 재미를 느낄 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황장민은 "뮤지컬은 활성화됐지만, 연극이 많진 않다"며 "그런데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고, 저도 선배님들의 고전극을 보고 자라며 배웠는데 요즘 고전극을 다시 찾아보려고 하니 많지 않더라. 그래서 저희가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연극 무대에 유명 배우들이 몰리는 분위기에 대해 "아마 다른 배우들도 저와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며 "연극, 드라마는 연극이 배우 본연의 예술에 가깝다. 오롯이 배우와 관객들이 만나는 것, 그로 느껴지는 감정들을 다른 배우들도 알기 때문에 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황정민은 또 "제가 허투루 하지 않는 이유가 학전"이라며 "김민기 선생님이 저희에게 '너희는 앞것, 자신은 뒷것'이라고 했다. 그런 겸손함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전을 얘기하면 마음이 아파 말 안 하려고 하고, 안 보려 하지만 그의 좋은 정신을 제가 계속 품고 있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봄' 이후 또 욕망의 화신을 연기한 부분에 대해 황정민은 "김성수 감독님이 '맥베스'를 보고 연구한 게 아닌가 싶다"며 "그래서 제가 '맥베스'한다고 하니 좋아하시면서 '꼭 보러오겠다'고 하셨는데,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제가 매료 된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엔 또 어떤 식으로 저에게 체득될지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