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1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대 증원 문제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대 강 대치로 가는 대신 양쪽의 요구를 철회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며 “의료계는 대화할 용의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의료계가 정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임 회장은 “윤 대통령의 (전날) 말씀이 국민을 위한 진심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간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 의료계는 변함없이 원점 재논의를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 단체에 통일된 입장이 없어 대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14만 의사의 법정 대표 단체인 의협에서 전공의, 교수, 개원의, 봉직의와 함께 필수의료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실질적인 의료 개혁을 위해서는 의료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의사들 중심으로 의료 개혁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일본 의사수급분과위원회는 22명 중 16명이 의사로 구성돼 있다”며 “시민사회 관계자는 참여할 수 있지만 결정 권한이 없고 의견 정도만 낸다”고 했다.

정부가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 시 외국 의료인 면허소지자도 일부 의료행위를 허용한다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데 대해서는 비판했다. 임 회장은 “국내 의대 졸업생은 의사고시 합격률이 거의 100%지만 우회한 학생들은 30%대로 낮다”며 “돈은 있고 지적 능력은 안 되는 사람들이 의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발표를 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임 회장은 “윤 대통령이 큰 결단을 내려줄 것을 부탁한다”며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미력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